부동산

줬다 뺏는 얄팍한 상술 카드 포인트가 사라진다

입력 : 2011.02.08 09:33

천안에 사는 주부 곽현숙 씨는 모처럼 아이들을 데리고 외식에 나섰다. 맛있는 피자를 먹고 무려 30% 할인이 된다는 신용카드를 내밀었던 그녀는 ‘이 카드는 더 이상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직원의 말에 적잖이 당황했다. 알고 보니 지난달부터 해당 카드사의 제휴가 끝난 것이다. 음식점 할인 폭이 높다는 점에 끌려 카드를 발급했던 그녀는 속은 기분이라며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각종 할인 혜택을 내세우며 가입을 권유하던 카드사들이 은근슬쩍 할인율을 낮추거나, 아예 혜택 자체를 폐지하는 경우가 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도 잇따르고 있다. 잡아놓은 물고기에 먹이를 주지 않겠다는 카드사의 이중성에 애꿎은 소비자만 피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신한카드는 1월부터 무료 문자 서비스를 없애고 국제전화 할인, 대중교통 무료 보험, 영화 할인 등의 혜택을 7월까지 단계적으로 폐지시킬 계획이며, 현대카드 또한 미용실 20% 할인 서비스를 7월까지만 시행할 계획이다. 삼성카드는 의료 및 부동산 지원 서비스인 빅 포인트 적립이 1월부터 축소됐다. 롯데카드도 전 회원에게 제공하던 호텔 객실 및 외식 할인을 1월부터 프리미엄 고객에게만 제공하기로 했다. 하나SK카드는 7월부터 호텔 할인 서비스를 없애고 제한 없이 제공되던 아웃백과 커피 빈 할인을 각각 전월 실적 10만원 이상, 월 4회로 제한할 계획이다.


카드 업계는 마케팅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포인트, 할인 등의 직접 혜택을 장기간 감당하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제휴사의 서비스 축소, 폐지 요구를 거절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장 점유율 확대 경쟁이 펼쳐지는 과정에서 일부 카드사들은 특정 서비스 제공에 따른 수익을 훨씬 초과하는 비용을 지출하는 실정이다.


자금 조달 비용 상승과 대손충당금 적립률의 상향 조정 등 카드사 나름대로 허리띠 졸라매야 할 사정이 있겠지만 달콤한 사탕발림을 늘어놓다 은근슬쩍 발을 빼는 못된 남자의 심보처럼 얄미워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009년 8월 카드사들의 이 같은 행태를 바로 잡겠다며 감독 규정을 개정한 바 있다. 개정안에는 카드 출시 1년 내에는 부가 서비스를 줄일 수 없고, 서비스 변경 시 6개월 전에 고객에게 통보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규정을 악용해 딱 1년짜리 혜택을 내세우는 신규 카드가 출시되고 있는 실정이다. 서비스 변경 통보도 ‘자사 홈페이지 공지사항’란에 게재하거나, 대금고지서 뒤쪽에 노출시켜 카드 이용자가 인식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이에 금융 당국은 ‘신용카드 부가 서비스 수익성 분석 및 내부통제 모범 규준’을 감독 규정으로 격상시켜 현재 카드사와 가맹점이 함께 부담하고 있던 고객 할인 서비스 등을 제도적으로 금지시킬 방침이다. 카드사들의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는 주요인 중 하나가 부가 서비스를 앞세운 과열 경쟁에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신 카드사들의 부가 서비스 축소로 절감한 마케팅 비용은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유도할 계획이라고 한다.


텔레비전을 통해 흘러나오는 카드 광고에서는 여전히 고객 중심, 고객 사랑을 제법 그럴듯하게 외쳐대고 있다. 온갖 혜택을 들이밀며 회원님의 가계에 엄청난 도움이 되리라 새끼손가락 걸던 그들이 은근슬쩍 손가락 힘을 빼기 시작했을 때 소비자는 배신감을 느꼈다.


제 입으로 내뱉은 말을 쉽게 어기는 사람은 신뢰를 얻기 힘들다. 줬다 뺏는 얄팍한 상술을  반복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여성조선
  취재 장혜정 | 사진 신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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