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무대, 영상으로 나와

    입력 : 2008.06.08 23:12

    런던 필 새 지휘자 유롭스키·부수석 김정민

    런던 필하모닉에 입단한 바이올리니스트 김정민씨. /조선일보 DB

    지난해 9월 19일 영국 런던의 로열 페스티벌 홀에서 런던 필하모닉을 새롭게 맡게 된 상임 지휘자의 취임을 알리는 연주회가 열렸다. 지난 3월 내한 연주로 우리에게도 친숙한 러시아의 36세 지휘자 블라디미르 유롭스키(Jurowski)다. 당시 악단 75주년과 새로운 지휘자 취임, 음악당 재개관이라는 세 가지 경사를 맞아 단원들도 오른쪽 가슴에 흰색과 붉은색 카네이션을 한 송이씩 꼽았다.

    30대 '영 마에스트로'는 이 취임 연주회에서 바그너의 《파르지팔》 전주곡과 알반 베르크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세 개의 소품〉, 말러의 〈탄식의 노래〉 같은 의욕 넘치는 레퍼토리로 젊은 기운을 악단에 불어넣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 실황이 최근 영상(DVD·이클라세)으로 출시됐다. 유롭스키는 지휘봉을 든 오른손으로 정확하게 박자를 지켜가면서도 때때로 왼손으로 악단에 침묵을 지키라는 사인을 보내며 연주 내내 꼼꼼하고 차분하게 지시를 내린다.

    이 연주회는 한국 출신 바이올린 단원의 런던 필 데뷔 무대이기도 했다. 지휘자 유롭스키의 오른편인 제2바이올린 파트에서 부수석으로 연주한 그 단원은 현재 서울시향의 제1바이올린 수석인 김정민(30)씨다. 그는 당시 오디션이었던 이 연주회를 통해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오는 9월부터 런던 필의 제2바이올린 부수석으로 공식 활동하게 된다. 그는 "이 연주회가 열렸던 때 런던 필 단원으로 뽑히게 됐다는 말을 듣고 무척 기뻤던 것이 기억난다. 3~4일간의 리허설을 통해 말러부터 베르크까지 후기 낭만주의와 현대 음악을 소화해내는 런던 필하모닉 단원들의 프로 정신에서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한국 오케스트라 단원들도 얼마든지 실력만 갖추면 해외 명문 악단에 진출할 수 있다는 걸 입증한 셈이며, '국경 없는 세계화' 시대에 교향악단 단원들도 자유롭게 교류한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우리에게는 한국 젊은 단원의 런던 진출이라는 기분 좋은 뿌듯함을 안겨주는 실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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