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국 상속부자 … 일본은 장인·미국은 창업부자

      입력 : 2008.07.14 09:05 | 수정 : 2008.07.14 09:05

      한·중·일·미 3대 부자 집중 비교

      차이나 오션 와이드 회장이며 민생투자그룹 회장인 루즈창(盧志强·57)이 중국 부자 3위다. 그는 민생은행 부회장, 민생생명보험 부회장, 전국정치협상회의 상무위원, 전국공상련 부주석 등을 겸하고 있다.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 출신으로 문화대혁명이 끝난 후에 다소 늦게 명문 푸단(復旦)대학에 진학해 경제학 석사를 받았다. 1988년 베이징에서 차이나 오션 와이드를 설립한 후 1990년 미국에 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언론에 나타나는 것을 삼가며 묵묵히 사업을 확장하는 스타일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 부자들의 특징은 타고난 장사꾼이라는 점이다. 중국은 한 나라가 아니다. 대륙이다. 땅이 넓고 13억 명 이상의 인구와 56개 민족이 얽혀서 살고 있다. 그들을 묘사한다는 것 자체가 어차피 ‘장님 코끼리 만지기’다. 그래서 부자들의 특징을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타고난 장사꾼’이라는 것은 공통점이다. 아버지로부터 재산을 상속받은 양후이옌을 제외하면, 장진동·황광위 등은 모두 장사를 해서 돈을 벌었다.

      개혁·개방 이래 중국 상품의 질이 조악하다는 것도 이제는 옛말이 됐다. 1985년 12월6일 중국 하이얼(海爾)전자그룹 CEO인 장루이민(張瑞民)은 공장 작업장에서 전체 직원회의를 소집했다. 분위기는 침통했다. 작업장 앞쪽에는 76대의 갓 출고된 냉장고가 있었다. 그리고 냉장고 앞에는 대형 철퇴를 하나씩 놓았다. 장루이민은 간단하지만 힘찬 훈시를 몇 마디 한 다음 곧장 옆에 놓여 있던 철퇴를 치켜들었다. 그러고는 아이보리색이 선연히 반짝이는 새 냉장고를 냅다 부수기 시작했다. 사원들도 철퇴를 집어 들고 나머지 냉장고를 때려 부쉈다. 그 냉장고들은 품질조사 결과 모두 불합격품이었다.
      이것이 바로 유명한 ‘하이얼 12·6 냉장고 파괴 사건’이다. 철퇴의 일격으로 하이얼의 백색가전은 세계적 브랜드로 웅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애니콜 화형식을 거친 후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중국 톱 40 부호 중 12명은 부동산 개발업자라는 점도 특징이다. 이는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의 부동산 개발붐과 무관하지 않다.

      양후이옌 비구이위앤 이사 / 루즈창 차이나 오션 와이드 회장 / 장진동 쑤닝전기 회장

      부모 잘 만나는 게 부자되는 가장 쉬운 길

      부자가 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억만장자가 되는 가장 쉬운 길은 일단 부모를 잘 만나는 것이다. 재산을 상속받으면 한 마디로 ‘만사 OK’다. 중국 최고 부자에 오른 양후이옌이 대표적인 예다. 그는 아버지로부터 주식을 증여받고 이 회사가 상장하면서 갑부 자리에 올랐다. 작년 9월에는 재산이 173억달러에 달했으나 주가 하락으로 몇 개월 사이에 100억달러가 날아갔다. 우리나라 최고 부자인 정몽준 의원,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도 부모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았기 때문에 부를 일굴 수 있었다.

      부모를 잘못 만났다고 부자가 될 꿈을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여전히 부자가 될 기회는 넘친다. 억만장자 1125명 중 67%가 당대에 부를 일군 사람들이다. 워렌 버핏과 빌 게이츠는 10대부터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일을 발견했다는 점과 자수성가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1930년 대공황 시절에 주식 거래상의 둘째 아들로 태어난 워렌 버핏은 6살 때 코카콜라 6개 세트를 사서 낱개로 팔아 5센트의 수익을 올리는 등 어릴 때부터 숫자에 남다른 재능을 보였다. 11살 때 주식투자를 시작했고, 시티 서비스라는 회사의 주식을 38달러에 구입했다. 주식은 사자마자 27달러로 떨어졌지만, 주식이 40달러가 될 때까지 끈기 있게 기다렸다가 팔아서 이득을 얻었다. 그러나 이 주식은 곧 200달러로 치솟았고, 버핏은 이때 인내와 믿음이야 말로 투자의 가장 중요한 가치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1951년 컬럼비아대학 경영대학원 석사학위를 받았다. 컬럼비아대학의 벤자민 그래엄 교수가 그의 가치투자의 구루다. 버핏은 평소 “그래엄은 투자의 기본은 비즈니스로 주식을 봐야 하며 시장의 변동을 효율적으로 이용해야 하는 것이다. 안전함 속에서 이익을 구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이것이 나의 투자 좌우명이다”고 말하곤 했다.

      1956년 워렌 버핏은 자신의 버핏 투자회사(Buffett Asso-ciates, Ltd.)를 차리고 본격적인 투자 사업에 나서게 된다. 이때 워렌 버핏은 다우(Dow) 주식시장에 투자해 251%라는 기록적인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그의 이름은 고향 오마하에 널리 알려졌고, 그가 투자하면 반드시 벌어온다는 명제가 성립되기 시작했다. 이후 투자금은 워렌 버핏에게 몰리기 시작했고 720만달러의 투자금으로 10년간 1156%라는 어마어마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워렌 버핏은 11살 때 배웠던 투자에서 인내와 믿음이라는 가치를 평생 지켜왔다. 1965년 인수한 투자 회사 버크셔 헤더웨이의 경우 회사에 대한 인내와 믿음으로 장기적인 투자를 했고, 연이은 성공으로 주가가 계속 올랐지만, 주주에 대한 믿음과 보상으로 단 한 차례의 액면분할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버크셔 헤더웨이의 주가는 1만 배 올라 현재 1주당 10만달러, 한화로 1억원이라는 엄청난 가치를 가지며 월스트리트 가에서 황제주로 불리게 됐다.

      빌 게이츠는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 1973년 하버드대학에 입학해 그 곳에서 현재 마이크로소프트의 회장으로 있는 스티브 발머를 만나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했다. 빌 게이츠 회장은 대학 2학년 때 폴 알렌과 함께 설립한 마이크로소프트에 보다 전력하기 위해 대학을 중퇴했다. 이들은 PC가 모든 사무실과 가정에서 중요한 툴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PC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컴퓨터 운영체제인 MS-DOS와 윈도우의 개발로 그는 전 세계 IT산업을 주무르는 위치에 올랐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 전기병 조선일보 기자
      창업은 현재도 부를 일구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로 이름을 올린 미국의 마크 주커버그는 이제 고작 23세다. 우리로 치면 대학 졸업반이다. 그는 벌써 15억달러의 재산을 가진 억만장자다. 그는 하버드대학에 다니다 소셜네트워크 사이트인 ‘페이스북’을 만든 뒤 아예 학교를 때려치웠다. 이후 실리콘밸리에 자리를 틀면서 ‘제2의 게이츠’와 ‘제2의 구글’을 꿈꾸고 있다.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서지 브린(34)과 래리 페이지(35)도 각각 187억달러의 재산을 거머쥔 갑부로 성장했다.

      미국 부자 3위인 ‘카지노의 대부’ 쉘던 아델슨(Sheldon Adelson) 라스베이거스 샌즈그룹(Las Vegas Sands Corp.) 회장은 투자의 귀재다. 자신이 창시한 컴퓨터 관련 전시회인 컴덱스(COMDEX)를 1995년 일본 소프트뱅크(당시 대표는 재일교포인 손정의씨)에 8억6000만달러에 매각했고, 마카오 진출 자금을 얻기 위해 베네치안 호텔 내 쇼핑센터와 일부 식당 등을 매각 또는 임차해 7억6600만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그는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재벌로는 처음으로 아시아에 진출, 대박을 터뜨렸다. 2004년 증시에 기업을 공개, 거부의 반열에 올라섰다. 그의 재산 규모는 265억달러다.

      아델슨은 보스턴에서 택시운전사를 하던 가난한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12세 때부터 사업을 시작해 부동산, 투자 및 재정 컨설턴트로 부를 축적했고, 지금까지 50여 개의 회사를 설립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그는 1989년 라스베이거스 샌즈 호텔과 카지노를 구입하면서 카지노 업계에 뛰어들었다. 그 해는 바로 라스베이거스 황제로 불리는 스티브 윈(Steve Wynn)이 미라지 호텔을 오픈, 라스베이거스 역사를 바꿔놓은 해다. 미라지 호텔의 대성공을 계기로 라스베이거스는 음습하고 퇴폐적인 도박과 환락도시 이미지를 탈피, 온가족이 휴가를 즐기는 ‘테마가 있는 엔터테인먼트’ 도시로 변신하고, 라스베이거스는 인구가 급증하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게 된다. 운 좋게도 그런 부흥기에 라스베이거스에 진출한 아델슨은  탁월한 운영 능력으로 부를 일궜다.

      기업공개 후 주가 급등으로 재산 급증

      창업을 해 돈을 벌었다면 주식 가격을 높여야 한다. 전 세계 부자는 거의 대부분 창업 후 고수익을 내 시가총액을 창업 당시보다 수만 배 이상으로 만들어 부자가 됐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매출은 삼성전자보다 훨씬 적지만 10% 정도 지분을 가진 빌 게이츠는 세계 최고의 부자다. 순익이 많기 때문이다. 워렌 버핏도,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도 주식으로 부자가 됐다. 부동산은 유한하나 창업 비즈니스의 주식 가치 상승은 무한하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이 세계 최고 부자에 등극하고, 13년 동안 세계 으뜸 갑부로 이름을 올렸던 빌 게이츠 전 회장이 3위로 밀린 것은 단순히 보면 주가 때문이다. 현재 워렌 버핏의 재산은 620억달러. 1년 전보다 100억달러나 불었다. 경기 침체 속에서도 그가 경영하는 버크셔 헤더웨이의 주가가 급등한 덕을 톡톡히 봤다.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 / 정경열 조선일보 기자
      빌 게이츠는 주가 하락으로 3위로 내려앉았다. 빌 게이츠의 재산은 580억달러. 1년간 20억달러 증가하는데 그쳤다. 특히 연초 야후 인수·합병(M&A)을 시도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가 하락한 영향이 컸다. 이들 재산 차이는 불과 40억달러. 주가가 조금만 변동해도 순위가 금방 뒤바뀔 수 있다.

      한국 부자서열 1, 2위는 현대중공업 최대주주인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과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형제다. 이들의 재산규모는 각각 58억달러(약 5조8000억원)다. 한국 최고 부자 1, 2위를 모두 현대가 형제가 차지했다. 이들이 한국의 초특급 부호로 떠오른 것은 주가 상승에 의한 재산 급증이다. 정몽준 의원은 조선업 호황으로 인해 현대중공업의 주가가 치솟은 덕분이다. 그의 재산은 3조6043억원. 이는 지난 2006년 2648억원에 비해 12배 이상 증가한 액수이다. 1조원 가까운 재산을 신고해 화제를 모았던 2007년 재산 9974억과 비교할 때에는 2.6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일본 장수·장인 기업으로 부 일궈

      일본 부자만의 특징으로는 장수기업·장인정신이 꼽힌다. 전 세계에 창업한 지 200년 이상 된 기업 5586개사(총 41개국) 가운데 절반 이상인 3146개사가 일본에 몰려 있다. 한국에는 창업한 지 200년 이상 된 기업은 없다. 100년 이상 된 기업도 두산(1896년)과 동화약품공업(1897년) 두 곳에 불과하다. 일본의 경우 1000년 이상 된 기업은 7개, 500년 이상 32개, 200년 이상 3146개, 100년 이상 5만여 개 등이다. 이들 장수기업의 89.4%는 종업원 300명 미만의 중소업체이다.

      또 식품·요리·술·의약품을 만들거나 고유 기술로 소재·부품을 생산하는 기업, 다도와 같은 전통문화와 밀접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 여관 등 가족 단위로 운영하는 기업이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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