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정 생활법률 칼럼] 주차장에서 발생한 도난사고, 관리자의 책임은?

    입력 : 2009.02.24 09:18 | 수정 : 2009.03.02 09:07

    조혜정 변호사의 생활법률 (27)

    Q) 사례 1)C씨는 지방출장길에 여관에 묵으면서 여관 바로 옆에 있는 여관부설주차장에 차를 세웠습니다.  그 여관주차장은 주차관리요원과 차량출입을 통제하는 차단기 등의 시설이 없는 주차장이었고, C씨는 여관 측에 차량열쇠를 맡기지 않았습니다.  아침에 일어난 C씨는 자기 차가 도난당한 사실을 알게 되었는데 여관측은 ‘열쇠를 안 맡겼으니 차 값을 물어줄 수 없다’고 합니다.  C씨는 여관측에 차량도난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한지 궁금합니다. 

    사례 2) K씨는 춘천시가 운영하는 ‘구곡폭포국민관광지’내 주차장에 주차료 2000원을 내고 주차증을 받아 주차를 하였습니다.  이 주차장은 아스팔트 포장이 되고 주차구역표시가 되어 있었지만 주위에 일부 난간 시설이 되어 있는 외에 울타리 시설은 없었고 주차차량 열쇠도 이용객이 직접 보관하는 방식이었습니다.  K씨가 관광을 마치고 돌아와 보니 승용차 뒷좌석 유리가 깨지고 차 안에 놓아두었던 핸드백 등 물건이 도난당한 것을 발견했습니다.  K씨는 주차장 관리자인 춘천시에 핸드백 등의 도난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A) 유료 주차장 혹은 건물 부속 주차장에 차를 세우는 사람은 주차장에 차를 세웠으니 차량 혹은 차량 내부의 물건이 안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만약 사고가 생기면 주차장 관리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일 것입니다.  주차장법의 적용을 받는 주차장의 경우에는 이 법에 의하여 주차장 관리․운영자의 주차차량에 대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책임이 인정됩니다(주차장법 제10조의 2 제2항, 제17조 제3항, 제19조의 3 제3항).

    그러나, 주차장법의 적용대상이 아닌 주차장에서 발생한 차량과 물품의 멸실 훼손 사고에 대해서는 우리 판례는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는 경우에만 주차장관리자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판례는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는 것만으로는 주차된 차량의 멸실 훼손에 대해 주차장의 관리, 운영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지울 수 없고, 주차장 이용객과 주차장 관리운영자 사이에서 체결된 계약에서 주차차량의 보관이나 그에 대한 감시의무를 ‘명시적으로’ 약정하거나, 주차장의 안전조치, 주차 요금 액수, 그 주차장의 통제시설의 정도, 관리인 유무 등으로 미루어보아 주차차량의 보관 및 감시에 관한 ‘묵시적’인 합의를 인정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러야  주차장 관리운영자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고 있습니다(1998. 10. 23. 선고 98다31479판결, 1998. 12. 8. 선고 98다37507판결).

    사례 1의 경우 C씨가 여관 측에 주차한 사실을 얘기하거나 차량열쇠를 맡기지 않았기 때문에 여관측으로서는 C씨가 부설주차장에 주차한 사실 자체도알지 못하는 상황이었으므로 차량보관에 관한 명시적인 계약은 없었습니다.  차량보관에 관한 ‘묵시적’ 합의라도 인정할 수 있는 상황인지가 문제인데,   이 사안에서 판례는 여관부설주차장에 잠금장치가 된 출입문이 설치되어 있거나 출입을 통제하는 관리인이 배치되어 있다면 명시적인 위탁의 의사표시가 없더라도 묵시적인 합의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제한 후, 이런 시설이 없었던 사례 1의 경우에는 묵시적 합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았고,  여관측이 차량도난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결론내렸습니다.

    사례 2의 경우 주차장 운영자인 춘천시가 주차료로 2000원을 받았기 때문에 그 대가로 차량의 보관, 감시의무를 진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판례는 사안의 주차장이 일부 낭떠러지 구간에 난간이 설치되어 있는 것 외에는 울타리시설이 없다는 점, 주차차량의 열쇠를 이용객들이 직접 보관하게 되어 있는 점, 주차장 출입시 주차요금을 내고 주차증을 받아야 하는 것 외에는 아무런 통제가 없다는 점, 주차증에 도난․훼손․접촉 사고에 대해서 책임지지 않는다고 기재되어 있는 점 등의 주차장 관리운영상황을 볼 때 주차차량의 보관 또는 감시에 대한 명시, 묵시의 합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하였습니다.  주차장 입장시 일괄적으로 지불하는 주차료 2000원정도로는 차량보관, 감시의무를 인정할 만큼의 액수가 되지 못한다는 판단이 깔려 있는 듯 합니다.

    이와 같이 차량의 보관, 감시에 대한 명시 혹은 묵시의 합의가 있을 경우에한해 주차장 측에 차량 멸실․훼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므로 이 점에 주의하셔야 할 것입니다. 

    /조혜정 변호사 서연합동법률사무소
    02-3486-2140, http://www.ihonlawy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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