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정 생활법률] 경찰관의 음주측정 요구 꼭 응해야 하나?

      입력 : 2009.09.22 12:58

      조혜정 변호사의 생활법률 (57)

      Q) A씨는 지인과 식사를 하면서 반주로 소주를 석 잔 마시고 식후에 노래방에 가서 1시간 정도 노래를 부른 후 차를 운전해서 집에 돌아가다가 경찰의 일제음주단속에 걸렸습니다.  경찰이 내민 음주감지기에서 음주반응이 나온 것입니다. 

      경찰은 A씨에게 음주감지기에서 음주반응이 나왔으니, 호흡측정기를 불라고 했으나, A씨는 호흡측정기를 불 경우 혹시 문제가 될까 걱정되어 불지 않겠다고 경찰관과 약 25분 정도 실랑이를 벌이다가 결국 호흡측정기를 불었는데 나온 수치는 0.032% 였습니다.  A씨는 음주운전이 아니라고 안도하였으나, 경찰관은 A씨가 한동안 음주측정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음주측정불응죄로 처벌받을 것이라고 합니다. 

      A씨는 혈중 알코올 농도가 음주운전기준치 이하였는데도 음주측정에 응하지 않았다고 처벌을 받아야 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A) 도로교통법은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이 경찰공무원의 호흡조사요구에 응하지 않은 경우에는 음주운전측정불응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도로교통법 제148조의 2 제2호, 제44조의 제2항).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무엇인가에 대해 판례는 ‘술에 취한 상태’는 음주운전죄로 처벌되는 음주수치인 혈중 알코올 농도 0.05% 이상의 음주상태로 규정하고, 음주측정불응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음주측정 요구 당시 운전자가 반드시 혈중 알코올 농도 0.05% 이상의 상태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혈중 알코올 농도 0.05% 이상의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대법원 1999. 12. 28. 선고 99도 2899판결 등).

      사안에서는 통상 호흡측정기에 의한 음주측정을 요구하기 전에 사용되는 음주감지기에서 음주반응이 나온 것이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사유’에 해당하는지가 문제입니다.  판례는 현재 사용되는 음주감지기가 혈중 알코올 농도 0.02%인 상태에서부터 반응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음주감지기의 음주반응만으로는 바로 운전자가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되지 않고, 운전자의 외관, 태도, 운전행태 등의 사정을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합니다(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도6632판결). 

      즉, 음주감지기에서 음주반응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운전자의 입에서 술냄새가 나는지, 얼굴빛, 걸음걸이, 말투 등이 정상인지 등의 외관, 태도 등을 살펴서 이상이 없다면 음주측정불응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런 판례의 입장에 의하면 음주측정요구 당시 A씨의 외관, 태도, 운전행태 등이 정상이었다면 A씨는 음주측정불응죄로 처벌받지 않을 것입니다.

      내친 김에 음주측정과 관련된 판례를 좀 더 소개해보겠습니다.  경찰공무원으로부터 음주측정을 요구받은 운전자가 호흡측정기에 숨을 내쉬는 시늉만 하여 음주측정기에 수치가 나타나지 않은 경우에는 실질적으로는 음주측정에 불응한 것이라 하여 음주측정불응죄 성립을 인정하고 있고(대법원 2000. 4. 21. 선고 99도5210 판결), 입에서 술냄새가 나고 걸음걸이가 흔들리는 운전자가 음주측정요구에 응하지 않다가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 스스로 혈액채취에 의한 음주측정을 요구한 사안에서는 비록 혈액채취결과가 0.05% 이하로 나왔다고 하더라도 경찰관의 측정요구 당시에는 술에 취한 상태에 있었다고 볼 만한 상당한 사유가 있다고 하여 역시 음주측정불응죄가 인정되었습니다(대법원 2004. 10. 15. 선고 2004도4789판결). 

      한편,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의심되는 운전자를 형사소송법의 현행범 체포절차(범죄사실의 요지, 체포 또는 구속의 이유, 변호인 선임에 대한 고지)를 지키지 않고 강제로 연행하여 음주측정을 한 경우에는 위법한 음주측정이므로 거부하여도 음주측정불응죄가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4도8404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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