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 재촉하지 말고 '학습 습관 길들이기' 초점

    입력 : 2011.05.09 16:27

    스타쌤에게 배운다_ 초등 자기주도학습법

    수많은 학습법이 등장하고 있지만 요즘 화두는 단연 '자기주도학습'이다. 스스로 계획하고 실천하며 효율을 높이는 공부 습관, 좋은 건 알지만 말처럼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초등학생의 자기주도학습 습관, 어떻게 길들여야 할까.

    ■스스로 목표 정하고 반성하는 공부법

    기존의 주입식 교육으로는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인재를 키워낼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자기주도학습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입시에도 자기주도학습 전형이나 입학사정관제 등이 도입되면서 자기주도학습 능력은 하나의 공부 습관을 넘어 학생의 가능성을 점치는 평가 기준이 되고 있기도 하다. 사교육시장 또한 이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어 자기주도학습은 이제 하나의 화두가 된 지 오래다.

    하지만 자기주도학습을 내 것으로 만들기란 쉽지 않다. 교육 전문가들은 혼자 공부할 수 있는 시간과 환경이 주어진다고 스스로 공부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조언한다. 자기주도학습 전문가인 이병훈 에듀플렉스에듀케이션 부사장은 “자기주도학습이란 스스로 학습 목표를 설정하고 실천한 후 그 결과를 반성하고 평가할 수 있는 학습을 의미한다”며 “먼저 학습에 대한 의지, 즉 공부의 필요성과 욕구를 바탕으로 끈기 있게 실행하는 쉽지 않은 과정”이라고 했다. 자기주도학습을 시작하기에는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것이 어느 정도 가능해지는 초등 4학년 이후가 적당하다. 이 시기 자녀의 자기주도학습 습관 형성을 위해 부모가 유념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이씨는 먼저 조바심을 버리고 아이의 공부 습관을 천천히 관찰할 것을 권한다.

    ■부모의 질문이 배움의 즐거움 알린다

    그는 “하루빨리 좋은 결과를 보고 싶은 욕심에 아이를 뒤에서 묵묵히 받쳐주기보다는 업고 뛰게 되고, 이로 인해 아이가 자기 주도성을 키우기 위한 인내의 시간을 빼앗는 결과를 낳는다”며 “잠시 물러서 아이의 과목별 성취도와 공부 습관,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 등을 면밀히 파악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이를 통해 집중해야 할 학습 분야를 파악하고 방해가 되는 습관을 찾아 고쳐갈 수 있다.

    다음으로 시도할 것은 자녀가 배운 것들을 자주 말하게 하는 것이다. 단 이때 아이가 대화의 목적을 학습량을 확인하거나 수준을 파악하는 것으로 인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씨는 “초등학생은 기본적으로 부모와 대화를 하고 싶어하지만 부모가 대화라 여기는 것이 아이에게는 대화가 아닌 경우가 많아 거부하게 되는 것”이라며 “잔소리 대신에 질문을 통한 소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오늘은 무엇을 배웠니?’라 묻는 것. 미국의 유명한 교육자이자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의 저자인 레오 버스카글리아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이 질문에 멋진 답을 하기 위해 수업을 열심히 듣는 것은 물론 스스로 백과사전을 뒤졌고 어른이 된 후에도 하루에 한 가지씩 가치 있는 무언가를 배우려는 습관이 들었다. 이씨는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하며 아이는 배운 것을 다시 한번 정리해 복습하게 되고 능동적인 자세로 배움의 즐거움을 알아가게 될 것”이라고 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실천 가능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중고등 과정 담아낼 그릇 만드는 시기

    초등 고학년의 경우 일주일에 10시간 정도의 공부시간이 필요한데 이씨는 이를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소화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이라 못 박는다. 자녀의 공부시간을 확인해 10시간에 못 미친다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 시간에 숙제는 포함하되 학원의 수업시간은 제외한다. 이씨는 “학원 수업을 통해 배운 내용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에는 별도의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인터넷 강의는 잘만 활용하면 자기주도학습 습관을 들이는 데 효과적인 보조 도구가 된다. 단 잘못 활용하면 ‘공부했다’는 포만감만 주고 효과는 없이 시간만 버릴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씨가 제안하는 초등학생의 인강 활용법은 다음과 같다. ▶ 후기를 참고하고 부모와 자녀가 함께 논의해 수준에 맞는 것을 고른다. ▶ 싼 가격의 패키지 상품보다는 취약한 한두 과목을 선정해 활용하고, 공부 습관이 든 후 과목을 늘려간다. ▶ 시청 시간은 일정하게 정해놓고 반드시 지킨다. ▶ 처음부터 끝까지 차례로 시청할 필요는 없다. 취약한 단원을 선별해 듣는 것이 시간 낭비를 막을 수 있다. ▶ 시청 장소는 거실이 좋다. 약간의 환경적인 제약과 긴장감은 아직 자제력이 부족한 아이에게 어느 정도 필요하다.

    초등학생 시기의 자기주도학습은 결과 보다는 습관을 들이는 것에 초점을 둬야 한다. 이씨는 “초등학생은 그릇을 만드는 시기이지 무엇을 담는 시기가 아니다”라며 “중고등과정의 방대한 공부량을 담아낼 수 있는 튼튼한 그릇을 공들여 만들어가는 시기라 여기는 부모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했다.

    ☞ 이병훈 선생님은

    서울과학고등학교, 서울대학교 공대 기계공학부를 졸업했다. 자기주도학습 전문가로 다양한 강연 및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공부 잘하고 싶으면 학원부터 그만둬라’ ‘시험 잘 보는 공부법은 따로 있다’ ‘입학사정관제 X-파일’ 등이 있다.


    글 이경석 기자 | 일러스트 김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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