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나이트 가는 주부들 “남자친구 만들러 나이트 온다”

      입력 : 2011.06.29 08:40

      김 기자의 현장 르포

      중년 남녀가 줄지어 불야성을 이룬다는 성인나이트 클럽을 취재했다.

      물 좋기로 소문난 서울 근교 한 성인나이트에서 중년 여성의 대담한 부킹 현장이 이어졌다. 즉석만남이 은밀한 단계로 넘어가는 데는 몇 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수소문 끝에 기자가 취재지로 선택한 곳은 서울 외곽에 위치한 K 성인나이트. 근방 일대가 술집과 나이트클럽으로 쫙 깔린 그곳은 이른 오후에도 현란한 간판 조명이 눈에 띄었다. 5분 거리에 주택가가 밀집해 있어 집에서 나온 복장 그대로 한 번쯤 들를 만해 보였다. 이날 기자는 남자 사진기자 두 명과 동행했다. 평일인 데다 이른 오후였지만 30~40대 여성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붐비는 금·토요일도, 젊은 층으로 물갈이되는 피크타임도 아니라 오히려 주부들이 마음 놓고 찾는 것 같았다. 서울 중심가가 아닌 근교를 선택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중년 웨이터들의 끊임없는 부킹 이어져

      입구에서 ‘삐끼’의 안내를 받은 기자는 빨간 카펫이 깔린 긴 계단을 따라 지하로 내려갔다. 내부에 들어서자 무대를 바라보고 일렬로 서 있는 웨이터들이 눈에 들어왔다. 30명 정도의 웨이터들은 대부분 30~40대로 보였다. ‘송승헌’이나 ‘닉쿤’ 같은 닉네임 대신 1부터 30까지 숫자가 쓰인 번호 명찰만 달려 있었다.

      기자는 무대 앞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이른 시간(오후 8시 입장)이라 아직까진 테이블이 한산했다. 기자와 함께한 사진기자의 나이는 각각 28세와 34세. 둘 다 건장한 체격의 호남형으로 부킹에 문제될 만한 외모는 아니었다. 웨이터는 둘 사이에 껴 있는 기자를 흘끔흘끔 쳐다보며 의식하는 눈치를 보였다. 10시쯤 되었을까.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하자 기자는 잠시 자리를 비켰다. 젊은 남자 둘만 있는 테이블에 기다렸다는 듯 부킹이 쏟아졌다.

      ‘부비부비’는 없어도 대담한 무대 현장

      8시 20분쯤 되자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한 중년 커플이 입장했다. 한눈에 불륜 사이임을 알아볼 수 있었다. 그들은 기자 일행의 맞은편 테이블에 앉았다. 10분쯤 지나자 “오늘 생일을 맞은 손님이 있다” 하는 멘트와 함께 나이트 내부에 팡파르가 울렸다. 남자는 케이크에 초를 꽂고 양주로 축배를 들었다. 잠시 후, 둘은 스테이지로 나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커플은 춤을 추고 자리에 앉기를 반복하면서 데이트를 즐겼다.

      9시쯤 되자 30~4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자 셋이 근처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친구라고 하기엔 나이 차가 꽤 있어 보였다. 인터넷 카페에 종종 올라오는 나이트 멤버 모집을 통해 만난 사람들 같았다. 그들은 곧장 무대에 올랐다. 그 중 가장 어려 보이는 30대 여성이 격렬한 춤으로 시선을 끌기 시작했다. 기자와 동행한 사진기자가 마음에 들었는지, 우리 테이블 앞에서 노골적으로 엉덩이를 흔들며 대시하기 시작했다. 유독 강렬한 춤사위 때문에 중년 남성이 수차례 그녀 곁을 오고 갔다. 하지만 그녀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자리로 들어갔다가 잠잠해지면 다시 나와 우리 테이블 앞에서 몸을 흔들었다. 나머지 40대 여성 두 명은 비슷한 연령대의 짝을 만나 상대의 테이블로 자리를 옮겼다. 놀라운 건 그다음이었다. 젊은 사람들이 나이트에서 만난 이성과 게임을 하는 등 즐거운 술자리를 즐기는 것과 달리 중년의 남녀는 스테이지에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면 나이트에서 더 이상 시간을 끌지 않고 자리를 떴다. 그들이 눈빛을 교환하고 2차를 위해 자리를 뜨기까지는 정말 2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아이? 남편이 보겠지, 뭐”

      10시가 되니 테이블 80% 정도가 찼다. 무대에는 30대 초반 여성부터 50대 남자까지 다양했다. 대부분 동네에서 자주 마주칠 것 같은 아줌마나 아저씨들이었다. 일행 중 홍일점인 기자가 원활한 부킹을 위해 자리를 뜨자 웨이터들은 기다렸다는 듯 부킹을 시작했다.

      안양에 산다고 자신을 소개한 주부 박 씨(42)는 한 달에 세 번쯤 스트레스를 풀러 이곳에 온다고 했다. 사진기자(34)와 동갑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그녀는 젊어 보였다. 복장은 레깅스에 힐, 슬리브리스에 카디건. 파격적이진 않아도 뒤처질 만한 차림새는 아니었다. 그녀는 당당하게 “남친을 만들러 왔다”고 말했다. 친구들과 놀러간다 하고 나왔다는 박 씨에게 자녀가 있냐고 묻자 “몰라, 애는 남편이 보겠지 뭐”라는 거침없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녀는 사진기자의 계속된 질문에 “그런 얘기는 나중에 하자”며 일단 자리를 옮기자고 했다. 2차를 의미했다. 합석한 지 5분도 안 된 시간이었다.

      직접 인터뷰 미시들, 나이트 왜 가나?

      성인나이트 탐방을 마치고 나이트에 자주 가는 미시족과 접촉을 시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두 명과 어렵게 전화 인터뷰를 할 수 있었다.

      CASE 1 유OO 씨(강북 미아, 41)

      “인터넷 카페에서 나이트 친구 구한다”


      자녀 하나를 둔 41세 유 씨는 맞벌이 주부다. 카드회사에 근무하는 그녀는 2년 전 회식에서 처음 D 성인나이트를 방문했다. 그리고 4달 뒤, 친구들과 다시 그곳을 찾았다.

      “남편은 회식도 많고 이런 곳에 자주 와요. 하지만 업무의 연장이라고 생각하지, 잘못됐다거나 미안하단 생각은 하지 않아요. 아이를 키우느라 제가 받는 스트레스 역시 이해해주지 못하죠. 그럴 때마다 이곳을 찾게 돼요.”

      그녀는 시간대별로 댄서들이 쇼를 벌이는 D 성인나이트를 주로 이용한다. 강남의 R 성인나이트 역시 선호한다고 했다. 같이 갈 친구는 인터넷 카페를 통해 모집한다.

      “검색을 통해 한 인터넷 카페를 알게 됐어요. 게시판에 나이트 친구를 구하는 글을 남기면 연락이 옵니다. 보통 3~4명 멤버가 같이 가요. 돈 계산도 정확하고, 부킹 후 자리를 뜰 땐 서로 문자를 남기죠. 서로 지킬 건 지키면서 깔끔한 관계를 유지하니까 오히려 편해요.”

      그녀가 나이트에 가는 목적은 그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함이다. 부킹에서 만난 남자와 2차를 간 적은 없다.

      “카페를 통해 만난 미시들과 얘기해보면 대부분 놀고 즐기러 간다고 해요. 하지만 남자들은 대부분 2차를 원하죠. 한 번은 부킹에서 만난 남자와 연락을 주고받은 적이 있어요. 하지만 며칠 뒤 잠자리를 요구하기에 바로 연락을 끊었어요.”

      그녀는 ‘나쁜 의도로 가는 게 아니니 나이트에 가는 걸 크게 나쁘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고 했다. 물론 남편은 모른다. 늦어야 새벽 1시, 대부분 그전에 귀가하기 때문에 의심받는 일도 없다.

      CASE 2 한OO 씨(미국, 39)

       “남편은 치과의사, 사는 건 남부럽지 않다. 단지 나를 꾸미고 즐기는 게 즐거울 뿐”

      한 씨는 미국에서 14년째 살고 있는 9년차 주부. 사업 수완이 뛰어난 치과의사 남편과 자녀 둘을 둔 그녀는 매년 아이들 방학 기간인 2달 반 동안 친정이 있는 한국에 들어온다. 나이트를 찾은 건 대학 시절 이후 작년 9월이 처음이다.

      “오랜만에 한국에 들어와 고등학교 동창을 만났어요. 수도권 지역에서 전문대 교수를 하고 있는 친군데, ‘요즘 주부들 중에 애인 없는 여자 없다’고 하더라고요. 호기심에 그 친구를 따라 K 성인나이트에 갔어요.”

      그녀는 “미국엔 꾸며 입고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어 조금만 치장해도 금방 튄다”고 했다. 학창 시절부터 멋 부리기를 좋아한 한 씨는 한국 나이트에서 숨겨온 끼를 발산했다. 중년 남성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것도 기분 좋았다. 이후 한국에 올 때마다 그녀는 나이트를 찾는다. 남편과의 불화 따위는 전혀 없다.

      “저는 남편을 무척 사랑해요. 그동안도 부족한 것 없이 상류층처럼 잘 살아왔어요. 젊었을 땐 곧잘 예쁘고 동안이라는 소릴 많이 들었는데, 지금은 단지 이 나이에 나이트에서 나 자신을 꾸미며 그때의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게 좋아요. 그래서 나이트에 가는 거고요.”

      한 씨는 오로지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나이트를 찾는다고 했다. 2차는 가본 적도, 갈 생각도 없지만 주변에는 그런 친구들이 꽤 많다.

      “교수인 제 친구는 미국 유학 당시 13살 어린 남자친구를 나이트클럽에서 만났어요. 남편과 딸은 한국에 있었죠. 그 연하남과 심각한 관계는 아니었지만, 술 좋아하고 만나면 재미있으니까 관계를 이어간 거예요. 귀국하면서는 헤어진 걸로 알고 있어요.”

      그녀는 아이를 키우면서 받는 스트레스가 유부녀의 발길을 나이트로 이끄는 주원인이라고 했다.

      “결혼 후의 삶을 온전히 자식을 위한 희생과 동일시하는 사람은 괜찮아요. 하지만 자식만큼 내 삶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여자는 스트레스를 감당하기 힘들죠. 그래서 재워놓고 외출할 수 있을 만큼 아이가 자라면 나이트를 찾게 되는 것 같아요. 제 경우는 그와 다르지만, 주변을 보면 보통 그래요.”

      레드모델바 김동이가 말한다

      “바텐더가 남자일 뿐, 주고객은 골드미스”

      김동이의 본명은 허남관. 호빠 선수 생활 17년 동안 그의 이름은 김동이였다. 4년 전, 그는 레드모델바를 창업했다. 현재 레드모델바는 전국 21개 지점이 있는 국내 최대 여성 전용 바로 성장했다. 김동이가 전하는 여성들의 밤 문화 그리고 레드모델바.

      레드모델바는 호스트바와 어떤 차이가 있나? 남자 바텐더, 여성 전용 바라는 걸 제외하면 호스트바와 전혀 다르다. 손님과 스킨십이 안 되고, 팁도 절대 안 받는다. 룸은 당연히 없다. 로테이션 체제(바텐더 1인당 한 테이블에서 평균 30~40분씩 대화를 나누고 다음 테이블로 이동한다)로 돌아가기 때문에 고객이 특정 바텐더를 선택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사장과 직원이 ‘아들-아버지’라는 호칭을 사용한다고. 전국 직원 수가 모두 합쳐 약 350명이다. 일부는 레드모델바의 직원 기숙사에서 지낸다. 모두 가족 같은 관계를 유지한다. 그래서 호칭도 아버지 또는 아들이다. 그게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다.

      바텐더를 뽑는 기준이 있나? 키 180㎝ 이상, 군필자, 대학생 또는 졸업자를 뽑는다. 보통 23세 이상이다. ‘호빠’ 경력이 있는 친구들은 절대 안 뽑는다. 그때의 습성(팁을 바라고 스킨십을 하는 등)을 못 버리기 때문이다.

      꼭 대학생 이상을 뽑는 이유가 있나? 고객의 80% 이상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전문직 여성이다. 그런 고객과 대화를 이어가려면 어느 정도의 지적 수준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전문직 여성이라면 주로 어떤 사람들이 오나? 기자, 방송작가, 프리랜서, 통역가, 간호사, 병원 원장 등 다양하다. 방송이나 신문 인터뷰를 접하고 오신 분들이 많다. 대부분 단골이다.

      20대와 30대 고객 비율은 어느 정도인가? 20대 중후반이 7, 30대 초중반이 3 정도다. 간혹 20대 초반 대학생이나 40대 이상 주부도 온다. 한 번은 20대 아들을 둔 50대 주부가 왔는데 아들 문제로 고민을 털어놓더라. 바텐더의 연령대가 아들과 비슷하니까 이런저런 생각이나 입장을 물어보기도 했다.

      40대 이상의 주부들이 오면 주로 어떤 얘기를 하나? 남편과의 불화, 자녀로 인한 스트레스, 시부모와의 갈등 등 그 나이에 겪을 만한 고민거리가 대부분이다. 이런 연배 있는 손님이 오면 조용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안쪽 자리로 안내한다.

      30대 고객들은 어떤가? 고객 중 결혼 안 한 골드미스가 대부분이다. 그들의 고민은 ‘결혼하고 싶다’가 아니라 ‘결혼할 생각이 없다’다. 후회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자유가 없을 거라는 부담감, 안 하면 안 될 것 같은 압박감 등이 그 이유다. 술은 칵테일을 주로 찾는 20대와 달리 부담 없는 와인을 선호하는 편이다.

      진상 손님도 있나? 물론이다. 바텐더가 가장 싫어하는 손님은 반말하는 손님이다. 바텐더들을 ‘호빠’ 직원 취급하는 경우다. 스킨십을 요구하는 손님도 마찬가지다. 전에 한 고객이 강제로 팁 20만원을 쥐어주며 로테이션을 하지 말라고 요구한 적이 있다. 거절했더니 술에 취해 컵을 던졌다. 바로 내쫓았다. 말 없는 손님도 곤혹스러운 경우 중 하나다.

      지역별로 고객의 성향도 다른가? 서울권은 체면을 내세우는 경향이 있다. 자존심 싸움이랄까. 맘에 드는 바텐더가 딴 테이블에서 더 잘 놀면 그 테이블보다 좋은 술을 시킨다. 똑같은 상황에서 경기권은 술 대신 (그 테이블 고객에게) 욕을 한다. 영남권은 고객들의 대가 매우 센 편이다. 바텐더가 손님에게 (분위기나 대화적 측면에서) 끌려가는 경우가 많다.

      인터뷰 도중 김동이의 스마트폰으로 ‘아들들’의 문자가 끊이지 않았다. 카카오톡 덕분에 실시간으로 커뮤니케이션한다고 했다. 아들과 아버지의 관계가 가식적으로 보이지 않았던 건 자서전에서도 볼 수 있는 그의 진심 때문이다. 한때는 원 없이 벌었던 돈. 결국엔 가치를 알 수 없는 종이쪼가리처럼 허망했다고 했다. 고생 한 번 안 해봤을 것 같은 곱상한 얼굴 뒤엔 세상사 다 겪어본 아픔이 있었다. 그런 그가 마지막으로 이런 말을 했다.

      “편파적인 시선에서 자유롭고 싶어요. 레드모델바를 퇴폐 문화의 연장선으로 인식하지 않았으면 해요. 여성들이 쉴 수 있는 놀이공간을 만들어가고 싶어요.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죠. 언젠가 1천명의 아들들을 만들고 싶어요.”

      변혜정 서강대 양성평등연구소 교수 인터뷰

      중년 여성의 나이트클럽 문화  “긍정적으로 본다”


      나이트클럽에 가는 주부들이 많아지는 이유는 뭘까.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남자친구를 만들려고? 어쩌면 이러한 추측조차 편견일지도  모른다. 서강대 양성평등연구소 변혜정 교수는 이를 서브컬처, 즉 놀이문화로 설명한다.

      기자가 ‘나이트클럽 가는 주부’를 주제로 취재를 시작한 건 귀에 들려오는 사례가 그만큼 많았기 때문이다. 변혜정 교수 역시 이에 동의했다.

      “아직 연구된 바 없지만, 개별 상담 사례를 보면 현존 사실은 맞는 것 같아요. 젊은이들이 홍대 앞 클럽에서 춤을 추는 것처럼 주부들은 콜라텍이나 성인나이트클럽에서 춤을 추는 거죠.”

      홍대 클럽 문화는 인디밴드 라운지로 통하는 홍대 앞에 이미 정착된 문화. 금요일 밤 홍대 앞은 젊은 클러버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성인나이트클럽은 어떤가. 사실 주부들이 당당하게 나이트클럽을 찾는 경우는 거의 없다.

      “홍대 클럽에서 춤을 추는 건 대학생들의 일종의 문화로 자리잡았죠. 그럼 30~40대가 춤 추러 갈 만한 장소는 뭐가 있을까요? 나이트클럽 밖에 없어요. 춤이 테라피, 즉 치유로 작용하는 마당에 주부들이 춤을 추러 나이트클럽을 찾는 건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에요. 하지만 그걸 숨기는 순간 문제가 됩니다. ‘남자도 노는데 우리가 노는 게 뭐가 문제냐’라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남편에게는 거짓말을 하고 몰래 나가죠.”

      나이트클럽에 대한 남녀의 인식은 완전히 다르다. 남자에게 나이트클럽은 몰래 가는 곳이 아니다. 직장인의 회식 문화에서 나이트클럽은 오히려 당당하고 당연한 곳이다. 여자는 그런 구실이 없다. 구실을 찾지 않으면 당당하기 힘들다. 우리 사회에서 ‘여자가 밤에 춤을 추러 가는 것’은 이미 부정적인 시각을 안고 가기 때문이다.

      “당당하지 못하니까 거짓말을 하게 돼요. 그러다 보니 부부동반이 아닌 여자들끼리 가게 되죠. 그러다 보면 애인이 생기고, 결국 악순환이에요. 결혼 문화에서 ‘2차’는 외도를 뜻합니다. 젊은이들의 원 나이트와 주부들의 원 나이트는 또 다르기 때문이죠.”

      기자가 인터뷰한 두 명의 주부는 ‘2차를 요구하면 연락을 끊는다. 얘기를 터놓을 수 있는 친구를 만나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변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주부들이 나이트클럽에서 춤만 추는 게 아니라 부킹까지 한다는 건, 즉 남자와 성관계를 할 수 있는 가능성에 들어섰다는 뜻이에요. 쾌락적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둬야 해요.

      남자는  소울메이트를 찾으러 나이트에 오지 않아요. 동상이몽인 거죠. 여자 쪽에서 소울메이트를 원해도 상대는 그게 아니라는 걸 반드시 인식해야 해요.”

      변 교수는 30~40대 여성의 춤 문화는 긍정적이나 스스로 당당하지 못한 여자, 당당할 수 없게 만드는 사회의 시선 그리고 부킹을 통해 남편 아닌 남자와 관계를 맺는 것, 이 세 가지 문제를 지적했다.

      “이제까지 결혼한 여자가 춤을 추러 간다고 하면 ‘춤바람 났다’는 인식이 많았어요. 우리나라엔 파티 문화가 없어서 더 그렇습니다. 최근, 당당하든 당당하지 않든 나이트클럽에 가서 춤을 추는 여성이 많아진 건, 30~40대 여성도 춤과 술을 즐기고 싶기 때문이에요. 젊은이들의 클럽 문화와 마찬가지로 30~40대의 서브컬처, 즉 놀이문화의 시작인 거지요. 서양의 살롱문화를 보면, 여자끼리 술도 마시고 춤도 추면서 얘기를 나눕니다. 우리나라도 밤에 여성이 안전하게 향유할 수 있는 저렴한 살롱문화가 정착돼야 합니다. 사회의 시선도 긍정적으로 바뀌어야 하고, 여자들도 밤 문화를 즐기는 것에 당당해질 필요가 있어요.”

      / 여성조선
        취재 김가영 기자 사진 신승희, 강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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