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세 미만에 사춘기 증세… 성조숙증 의심해보세요

    입력 : 2014.08.05 06:00

    성조숙증의 예방과 치료

    우리 아이가 또래에 비해 성장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면 성조숙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지난 7월 26일 오전 10시 30분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에서 '성조숙증'에 대한 강좌가 열렸다. 조성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의 강연 내용을 중심으로 성조숙증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지난 7월 26일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에서‘성조숙증’에 대한 강좌가 열렸다.
    지난 7월 26일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에서‘성조숙증’에 대한 강좌가 열렸다.
    ◇호르몬 이상에 의한 내분비계 질환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서윤(7·가명)양은 또래보다 머리 하나 차이가 날 정도로 크다. 얼마 전 함께 목욕을 하다 아이의 가슴에 멍울이 잡히는 것을 발견한 엄마는 놀란 마음에 병원을 찾았다. 신체검사를 해보니 왼쪽 손목뼈 나이가 또래에 비해 2년 정도 빠르게 나왔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가슴이 발달했고 성호르몬 자극 검사 결과 평균 이상으로 나와 성조숙증 확진을 받았다. 조성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성조숙증 확진 아동 대부분은 건강에 별다른 이상이 없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니다"며 "초기에 발견하고 치료받으면 정상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조숙증은 아이의 사춘기가 빨리 시작되는 것으로 호르몬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내분비계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만 8세 미만의 여아에서 가슴 발달이 시작된 경우, 만 9세 미만의 남아에게서 고환 크기가 커지는 경우를 말한다. 성조숙증은 뇌의 시상하부나 뇌하수체의 성호르몬 분비 이상에 의한 '진성 성조숙증'과 고환, 난소 등에서의 성호르몬 분비 이상에 의한 '가성 성조숙증'으로 구분된다. 특별한 원인 질환을 찾을 수 없는 경우를 '특발성 진성 성조숙증'이라고 하며, 대부분은 이에 속한다. 성조숙증의 증상으로 여아의 경우 가슴 멍울이 생기는 등 유방 발달이 시작되고 사춘기가 진행되면 월경을 시작하는 것이 특징이다. 남아의 경우 고환과 음경이 커지고 색깔도 짙어진다. 또한 목소리가 굵어지고 수염과 여드름이 난다. 짜증이 심해지고 말수가 줄어들며, 방문을 잠그고 혼자 있고 싶어 한다. 이성이나 외모에 관심이 많아진다. 이렇게 만 8~9세 미만의 아이에게서 사춘기 때 흔하게 볼 수 있는 모습을 발견하면 성조숙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조성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조성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성조숙증은 평소 균형 잡힌 영양 섭취, 규칙적 운동 등으로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빨리 치료할수록 치료 효과 높아

    사춘기가 일찍 왔다고 해서 모두 성조숙증 진단을 받는 것은 아니다. 정상적인 범위를 벗어날 경우가 문제다. 조 교수는 "성조숙증은 발생 원인도 다양하고 원인에 따라 치료 방법도 달라지므로 정확한 진단을 위해 반드시 병원에 방문해 소아내분비 전문의의 진찰을 받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성조숙증 치료의 목적은 또래와 사춘기 발달 시기를 맞추고, 최종 키가 평균에 가깝게 크게 하는 데 있다. 또한 어린 나이에 갑작스러운 신체 변화를 겪으면서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적 장애가 올 수 있어 치료가 필요하다.

    성조숙증 치료는 원인 질환에 따라 달라진다. 특발성 진성 성조숙증의 경우 성선자극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해 사춘기를 지연시키는 '생식샘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 작용제(GnRH analogue)'주사를 4주에 한 번씩 맞아야 한다. 사춘기 지연 치료를 받게 되면 성호르몬 농도가 사춘기 전 수준으로 감소한다. 따라서 키 크는 속도와 뼈 나이가 드는 속도가 감소하고 성인이 되었을 때 충분한 신장에 다다를 수 있다.

    성조숙증 치료는 빨리 시작할수록 효과적이다. 이미 뼈 나이가 많이 든 경우 손실된 성장 잠재력이 완전히 복구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진성 성조숙증 진단을 받은 아이 중 여아는 만 9세, 남아는 만 10세 이전에 치료를 시작해야 의료보험 적용이 가능하다. 사춘기 지연 치료는 일반적으로 2년 정도 진행한다. 여아는 만 9세 이전에 시작해 만 11세까지, 남아는 만 10세 이전에 시작해 만 12세까지 치료한다. 조 교수는 "간혹 병원 방문 이전에 치료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방법을 시도하거나 사춘기 지연 치료에 대한 오해로 치료를 망설이는 부모들이 있는데, 이로 인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조숙증이나 저신장 등 성장과 관련된 치료는 성장판이 닫히기 전에 시작해야 한다.


    ◇비만 피하고 규칙적 운동, 충분한 수면 취해야

    성조숙증을 예방하려면 평소 균형 잡힌 영양 섭취와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통해 정상적인 성장과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줄넘기나 스트레칭을 하루 30분 이상 일주일에 3회 이상 하면 효과적이다. 비만 아동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지방세포에서 사춘기 유발물질인 성호르몬이 발생해 사춘기가 약간 빨라지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비만 아동은 특히 체중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가능하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환경호르몬 노출을 피하는 것이 좋다. 성인용 화장품 중 일부는 여성호르몬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아이가 함부로 바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어린 나이에 일찍 사춘기를 겪게 되면 아이가 많이 힘들어할 수 있다. 이런 아이에게 '사춘기는 모든 사람이 겪는 정상적인 성장 과정인데 조금 빨리 찾아온 것'뿐이라고 이해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아이의 자존감을 회복시킬 수 있도록 칭찬과 격려를 해야 한다. 조 교수는 "성조숙증은 효과적인 치료 시기가 정해져 있는 만큼 성장 이상 징후의 조기 발견을 위해 평소 자녀의 성장 변화를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며 "성조숙증 진단을 받은 후에는 적극적인 치료와 함께 자녀가 치료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추후 사춘기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심리적인 도움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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