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1662억원 상당 짝퉁상품 압수… 최근 웹사이트·SNS 등 온라인 유통 급증

      입력 : 2014.12.31 06:00

      짝퉁상품 유통의 세계
      위조상품, 일명 ‘짝퉁상품’은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하나의 상품 부류가 됐다. 최근엔 웹사이트와 SNS 등 온라인 속에서 또다른 짝퉁상품 유통 시장이 형성되면서 단속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특허청 집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1662억원 상당의 짝퉁상품이 압수됐고, 형사 입건자만 1102명에 달했다.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대량 생산되고 유통되는 탓에 해당 브랜드업체 및 소비자들의 피해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특허청은 짝퉁상품 유통을 막기 위해 지난 2010년부터 특별사법경찰대(특사경)를 도입해 본격적으로 관리 감독에 나서고 있다. 현재 서울, 대전, 부산 등 전국 세 곳에 사무소가 마련돼 있어 전국 권역별로 나눠 단속 중이다. 하지만 짝퉁상품 유통이 점점 교묘해지고 지능적으로 변하고 있어 단속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짝퉁상품 유통의 세계를 들여다봤다

      사례1 2013년 11월. 국내 최대 ‘짝퉁 발기부전치료제’ 판매조직이 특허청 단속망에 붙잡혔다. 국내 위조상품 수사상 최대 수량과 금액에 해당하는 수준의 비아그라, 시알리스 등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들이었다. 조직은 중국동포 전 모씨(42·여)와 국내 배송책인 오빠 전 모씨(46), 그리고 전씨의 남편 정 모씨(52)와, 그의 여동생 정 모씨(49) 등 일가족으로 구성됐다. 이날 수거된 압수 품목은 비아그라, 시알리스, 레비트라 등 짝퉁 발기부전치료제 37만여 정과 포장용기, 사용설명서 등 무려 58만여점에 달했고, 이는 정품 시가로 371억원에 해당하는 양이었다.

      사례2 2014년 6월. 대구 달서구의 한 주택가 골목. 특허청 특사경 부산사무소 수사관들이 골목 한 쪽에 은밀하게 위치한 한 집을 급습했다. 겉모습은 주택이었지만 내부는 전문화된 설비를 갖춘 공장이나 다름없었다. 수십 대의 자수기계가 일렬로 늘어서 있었다. 이 기계는 유명 아웃도어의 로고를 찍어내는 설비들이었다. 코오롱, 블랙야크 등 아웃도어 의류와 함께 로고를 새기기 위한 자수 부자재들까지 총 1만1169점이 압수됐다.

      사례로 언급한 발기부전치료제와 아웃도어는 대표적인 인기 짝퉁상품이다. 샤넬과 루이비통, 구찌 등 수백~수천만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명품 브랜드가 주된 짝퉁상품의 대상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다양한 상품들이 짝퉁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짝퉁상품은 명품에 비해 저렴한 가격대인 아웃도어 및 스포츠 브랜드 제품, 발기부전치료제들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뿐만 아니라 아기 기저귀, 휴대전화 배터리와 같은 짝퉁생필품까지 만들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생필품의 경우 소비자의 건강을 해칠 위험이 높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실제로 짝퉁 기저귀인지 모르고 사용한 아이의 허리 부분에 발진이 생기고 장염이 걸리는 등의 이상 현상이 나타난 사례도 있었다.

      1.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중국에서 온 한 젊은 여성이 샤넬백을 메고 영국에서 지인에게 받은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2.노재술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 산업재산조사과 소장(오른쪽)과 수사관들이 압수물품들을 들여다보고 있다.

      짝퉁 기저귀로 장염, 발진 걸리기도
      짝퉁상품 근절을 위해 특허청은 지난 2010년 9월 특별사법경찰대(특사경)를 도입했다. 특사경이 본격적으로 운영되기 시작한 2011년과 비교해 2013년의 단속실적은 크게 늘어났다. 특허청 집계에 따르면, 3년 새 형사 입건자는 3배, 압수물품은 29배, 정품가액으로는 7배가량 증가했다. 또한 최근 5년간 통계를 보면 형사 입건자 수가 1102명, 위조상품 품목은 190만2058점에 달했고 이는 정품 가액으로 환산할 경우 무려 1661억9000만원에 해당하는 양이었다. 강현호 특허청 산업재산조사과 행정사무관은 “2014년의 경우 8월까지의 단속 실적이 2013년 한해 실적을 훌쩍 넘어설 정도여서 짝퉁상품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의 단속 결과, 수량을 기준으로 하면 최대 압수 품목은 비아그라와 시알리스와 같은 의약품류이다. 지난 2013년의 압수물품 순위에서도 품목 수 1~5위 중 발기부전치료제가 4종류나 포함돼 있다. 화이자, 시알리스, 비아그라가 1~3위였고 4위가 루이비통, 그리고 역시 발기부전치료제인 레비트라가 5위를 기록했다.

      의약품류는 직접 복용하는 것이므로 정품이 아닌 의약품이 많이 유통되는 것이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그 런데 실제로는 짝퉁 의약품인지 모르고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노재술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 산업재산조사과 소장은 “이러한 짝퉁 발기부전치료제는 일반인들이 주로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술집이나 유흥업소를 통해 공급된다. 해당업소에서 손님들에게 서비스로 주는 경우가 많은데 정품으로 알고 먹기 때문에 더 큰 문제”라고 설명했다.

      2014년 9월에도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포함된 중국산 짝퉁 발기부전치료제를 판매한 이들이 검거된 바있다. 이들은 식품 사용이 금지된 발기부전치료제의 주성분인 실데나필과 타나나필을 섞은 환(丸)을 ‘신웅단’이라고 이름 붙여 6만1000정(3억1000만원 어치)을 국내에 유통시켰다. 중국에서 불법으로 제조된 이 짝퉁 발기부전치료제는 남성정력식품으로 둔갑해 판매됐다. 실데나필과 타나나필은 함께 복용할 경우 심혈관계에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동시 복용이 금지돼 있다. 이들은 단속망을 피하기 위해 전문 포장기계까지 갖추고 알약의 모양, 색깔은 물론 포장상자에 붙이는 홀로그램까지 정품과 똑같이 만들어 포장해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캘빈클라인, 아디다스, 나이키, 뉴발란스도 자주 위조되는 상품 브랜드다. 특사경 수사관들은 이런 상품들을 ‘생활밀착형 위조상품’이라고 부르고 있다. 명품 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이지만 자주 위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노재술 소장은 “한개당 이윤이 1만~2만원대로 적지만 구매층이 다양해서 여러 개를 팔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막대한 양이 짝퉁 상품으로 만들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에는 아웃도어 인기 열풍을 타고 코오롱, 블랙야크 등이 주로 위조되는 인기 브랜드라고 한다. 노 소장은“최근 짝퉁상품 세계에선 블랙야크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짝퉁상품 숫자가 급속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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