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불청객 춘곤증 쫓아내기

    입력 : 2015.03.05 09:34

    춘곤증은 병이 아니다. 말 그대로 증상이다. 겨울 동안 움츠렸던 몸이 봄날에 적응하면서 일어나는 일종의 생리현상. 그래도 여간 거치적거리는 게 아니다.

    웬일인지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점심 먹고 나서는 더 그렇다. 컴퓨터 앞에 앉아서 몇 분째 커서만 쳐다보고 있다. 껌뻑, 껌뻑. 눈도 같이 감긴다. 봄과 함께 찾아온 불청객, 춘곤증이다. 봄이 오면 대부분 춘곤증을 겪는다. 지난봄에는 100명 중 70명이 경험했다. 직장인 622명을 대상으로 ‘봄철 춘곤증 경험’에 대해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1.5%가 춘곤증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취업포털 커리어). 이들은 주요 증상으로 ‘집중력이 저하된다(48.9%)’, ‘졸음이 쏟아진다(31.5%)’, ‘소화가 잘되지 않는다(2.8%)’ 등을 꼽았다.

    졸음에서 소화불량까지
    춘곤증은 쉽게 말해, 추울 때 움츠렸던 몸이 따뜻한 봄날 펴지면서 오는 피로 증세다. 병은 아니지만, 어지간히 거슬리는 것도 사실이다. 바로 그 증상 때문인데, 단순히 졸리기만 한 게 아니라서다. 실제로 증상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가장 대표적인 건 피로감과 졸음이다. 그러나 때로는 식욕부진, 소화불량, 현기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두통, 눈의 피로, 불면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박원하 삼성서울병원 스포츠의학센터 교수는 “겨울철 짧았던 낮 시간이 길어지고 기온이 상승하는 환경의 변화에 대한 신체 반응의 부조화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면서 “계절의 변화보다 신체 적응 속도가 느려서 계절이 바뀌는 몇 주 동안은 소화활동이 많아지고, 피로감과 졸음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참지 말고, 물리치자
    오는 계절은 못 막지만, 춘곤증은 막을 수 있다. 우선 잘 먹어야 한다. 봄엔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서 영양소의 필요량이 증가한다. 이때 비타민이 부족하면 피로감이 배가된다. 잘 자는 것도 중요하다. 낮 시간이 길어지면서 증가하는 활동량을 보완해주는 게 필요하다.허정원 자미원 한의원장은 “춘곤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비타민이나 단백질 등의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때 맵고 짠 음식은 피하는 게 좋다. 허 원장은 “봄에는 나른하고 입맛이 없어서 맵고 짠 음식을 먹는 경우가 많지만, 자극적인 음식은 일시적 각성 이후 기운이 가라앉아버리면서 오히려 졸음이 밀려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벼운 운동도 도움이 된다. 2~3시간 간격으로 산책이나 스트레칭을 해주면 긴장된 근육이 풀려 졸음을 예방할 수 있다. 지압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허 원장은 “피곤함과 졸음이 밀려올 때는 머리 뒤쪽, 두개골과 목뼈가 만나는 부위의 움푹 들어간 곳에 있는 풍부혈과 풍부혈에서 양쪽 귀볼 쪽으로 약 1.5㎝ 떨어진 곳에 있는 풍지혈, 그리고 양쪽 눈썹 바깥쪽에 있는 태양혈을 지압해주면 잠을 쫓는 데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춘곤증 물리치기
    가벼운 운동 과격한 운동보다는 땀을 적당히 흘릴 수 있는 맨손체조와 스트레칭을 한다. 2~3시간 간격으로 스트레칭과 산책을 해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는 게 효과적.

    충분한 수면 하루 7시간 이상의 숙면을 취한다. 주중에 부족했던 수면과 쌓인 피로를 풀겠다면서 주말이나 휴일에 잠을 몰아서 자면 피로가 더 심해진다. 또 졸음이 온다고 커피를 자주 마시거나, 새로운 환경 변화로 인해 생기는 각종 모임이나 스트레스 해소 목적으로 과식, 음주,흡연을 하는 건 오히려 피로를 더 가중시킨다.

    규칙적인 식사 아침식사를 먹는 게 좋다. 거르면 점심에 과식을 하게 되어 졸음이 더 심해진다. 춘곤증에 식곤증까지 올 수 있다. 충분한 영양 섭취 봄철엔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서 평소보다 비타민 소모량이 3~5배 늘어난다. 비타민 C가 많이 포함된 채소와 신선한 과일을 많이 먹는 게 좋다. 그 밖에 단백질, 무기질을 섭취하면 피로 회복과 면역력 증강에 도움이 된다.

    이럴 땐 춘곤증 아닌 ‘병’
    언제부턴가 피로감이 심한데, 춘곤증이려니 하고 넘겨서는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진짜 병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통 4주 이상 증세가 지속되면 다른 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눈과 머리가 쉽게 피로해진다면 간염 등 간질환을 의심할 만하다. 눈과 머리에 필요한 영양분은 대부분 간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간은 세포의 절반이 파괴돼도 통증을 못 느낄 때가 많은 장기이므로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오죽하면 ‘침묵의 장기’라고도 불릴까.이 밖에도 특별한 원인 질병 없이 피로를 비롯한 다른 증상들이 6개월 이상 계속 동반되는 경우라면 만성 피로 증후군도 의심해볼 수 있다.

    /여성조선
    취재 박지현 기자 사진 셔터스톡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