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미세먼지 주의보 발령 땐 남 의식 말고 마스크 꼭 써야 합니다”

      입력 : 2015.05.18 08:00

      호흡기내과 名醫(명의) 안중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교수

      ‘중국 황사 한반도 강타’ ‘초미세먼지 공포 상승’. 최근 몇 년간 우리 주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문구다. 해를 거듭할수록 공기의 질은 더욱 악화돼가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황사·미세먼지로 인한 각종 호흡기 관련 질병 환자가 늘어났을까. 또 피해예방법은 무엇일까. 호흡기내과 명의 안중현 교수한테 들어봤다.

      안중현 교수는 “충분히 수분을 섭취해 몸이 건조하지 않도록 하면 혈액순환이 잘돼 노폐물 배출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안중현 교수는 “충분히 수분을 섭취해 몸이 건조하지 않도록 하면 혈액순환이 잘돼 노폐물 배출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매년 봄이면 언론을 통해 황사와 미세먼지 소식이 들려온다. 특히 올해는 서울 시내 주요 지하철역 6곳의 초미세먼지 농도 실태조사 결과가 보도되면서 ‘과연 공기안전지대는 어디인가’하는 막막함을 느낀 사람들이 많았다.

      환경부가 지난 2013년 1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서울 시내 주요 지하철역 6곳을 대상으로 초미세먼지 농도 실태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 기준치인 50㎍/㎥를 넘는 ‘나쁨’ 수준이었다. 지하철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이 117㎍/㎥으로 가장 높았고, 1호선 동대문역이 92㎍/㎥, 사당역과 명동역, 낙성대역 등 5개 역이 모두 기준치를 초과했다.

      “보통 먼지는 입자의 크기에 따라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 이하 는 미세먼지, 지름이 2.5㎛ 이하는 초미세먼지로 나뉩니다. 이 가운데 10㎛ 이하의 미세먼지는 사람의 폐포(肺胞·허파꽈리)까지 깊숙이 침투해 각종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데 초미세먼지는 미세먼지의 4분의 1크기밖에 되지 않아, 사람의 눈에는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초미세먼지는 미세먼지보다 훨씬 작기 때문에 기도(氣道)에서 걸러지지 못하고 대부분 폐포까지 침투해 심장질환과 호흡기 질병 등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안중현 교수는 “매일 아침 일기예보를 확인하듯 미세먼지 예보를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안중현 교수는 “매일 아침 일기예보를 확인하듯 미세먼지 예보를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미세먼지 10㎍/㎥ 상승시 폐암 발생 위험 22% 증가

      언론 보도가 공포를 조장하는 것만큼 호흡기 관련 환자가 늘어난것일까. 안 교수는 “과거 농경사회는 먼지 날 일이 나무 때서 밥 먹는 것 정도였다면 지금은 자동차 배기가스, 난방, 공장연기 등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먼지가 넘쳐나는 세상이 돼버렸다”며 “평소에 담배를 많이 피우거나 천식, 만성질환을 가진 분들이 3~5월 황사가 심해질 때면 병원을 많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눈에 보이지 않아 위험성을 간과하는 것은 아닐까.

      안 교수는 황사와 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황사와 미세먼지는 기관지를 거쳐 폐에 흡착돼 각종 폐질환을 유발한다. 산화물이 포함돼있어 장기간 노출되면 면역력이 급격히 저하돼 감기, 천식, 기관지염 등의 호흡기 질환은 물론, 심혈관 질환, 피부질환, 안구질환 등 각종 질병에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의 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미세먼지가 10㎍/㎥ 상승할 때마다 폐암 발생 위험이 22%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안 교수는 일반 섬유보다 더 촘촘하게 만들어진, 정전기 코팅이 된 황사방지용 마스크를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TIP 참고). 일반 약국, 마트, 편의점 등에서 식약처에서 허가한 황사방지 마스크를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마스크를 잘 안 씁니다. ‘이 정도 먼지에 마스크까지 쓰고 호들갑이야?’ ‘결핵 환자인가?’하는 시선을 받을까봐 그렇죠. 일본 가보셨나요? 일본 도쿄(東京)에서는 거리의 사람들 60%가 마스크를 합니다. 일본 사람들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남에게 피해를 안 주기 위해서라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해요. 우리도 자기 건강은 스스로 챙길 필요가 있습니다.”

      안 교수는 “매일 아침 일기예보를 확인하듯 미세먼지 예보를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은 매일 4차례 예보를 통해 미세먼지 농도의 수준을 발표하고 있다. 예보 등급은 대기환경 기준, 건강 영향 등을 고려해 1일 평균을 기초로 5단계로 구분한다. ‘약간 나쁨’ 단계는 어린이, 노약자, 호흡기질환자 등에 영향을 미치며, ‘나쁨’ 이상으로 예측될 경우 건강한 사람도 주의해야 한다.

      안 교수는 ‘황사·미세먼지가 심한 날엔 삼겹살을 먹어 기관지의 먼지를 씻어내려야 한다’는 속설(俗說)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없는 얘기”라고 말했다. 단백질로 이뤄진 돼지고기의 살코기 부위가 면역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순 있겠지만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문제를 직접 예방하고 치료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오히려 충분히 수분을 섭취해 몸이 건조하지 않도록 하면 혈액순환이 잘돼 노폐물 배출에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그 외에 딱히 먼지 배출을 돕는 음식은 없지만, 과거 한방에서는 하얀색 음식이 기관지에 좋다고 했습니다. 도라지, 더덕, 배 등이 그 예죠. 홍삼도 기관지에 좋다고 많이 언급되는데 홍삼은 사실 기관지뿐만 아니라 여러 곳에 두루 좋은 음식이죠.(웃음)”

      황사·미세먼지 피해 예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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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흡입되는 미세먼지는 활동의 강도와 기간에 비례한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는 호흡기나 심혈관 질환자, 아이, 노인, 임신부는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2 부득이하게 외출하게 될 경우 긴소매 옷을 입고, 마스크와 보호안경을 끼는 것이 좋다. 가급적이면 콘택트렌즈도 피하라.
      3 미세먼지 차단마스크는 정전기 효과를 이용한 것이므로 세탁을 하거나 오래 둘 경우 차단효과가 사라진다. 오염됐을 경우 새 것으로 교체해주는 것이 좋다.
      4 저자극성 크림을 발라 피부에 보호막을 만들고, 눈 화장도 짙게 하지 않는 것이 좋다.
      5 귀가 후에는 양치질을 하고 손과 발 등을 깨끗이 씻고, 미지근한 물로 눈과 콧속을 깨끗이 씻어내야 한다.
      6 마스크를 살 때는 제품용기나 포장에 ‘의약외품’이란 글자와 ‘황사방지’ 또는 ‘황사마스크’란 표시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식약처가 허가한 마스크는 성능에 따라 등급이 나뉘는데, 식약처에서 허가한 황사마스크는 KF80과 KF94다. ‘KF’란 Korea Filter의 약자로, KF80(황사마스크)은 평균 0.6㎛ 입자를 80% 이상 차단할 수 있고, KF94는 평균 0.4㎛ 입자를 94% 이상 차단할 수 있다.
      ※자료 :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 안중현 교수는…
      1963년생. 87년 가톨릭대 의대 졸. 95년 가톨릭대 의대 석사, 98년 가톨릭대 의대 박사, 현재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과장, 진료부원장, 가톨릭대 의대 내과교실 교수,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정보이사, 대한내과학회·대한흉부학회·미국 흉부학회 정회원.

      /이코노미 조선
      백예리 기자 byr@chosun.com
      사진 : 이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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