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올린 후기, 명예훼손에 해당할 수 있나

  • 조선닷컴 단미

    입력 : 2015.10.15 11:06 | 수정 : 2015.10.16 18:13

    톡(Talk) 까놓고 보는 법(法)
    비방, 욕설 없이 사실만 올린다면 피할 수 있어

    Q: 얼마 전 피부과를 이용하였는데 진료서비스에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이에 저의 경험을 알리고 서비스를 개선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지역 카페에 글을 올렸습니다. 그런데 해당 업체에서 당장 게시글을 삭제하지 않으면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협박해 왔습니다. 저는 어떠한 비방이나 욕설 없이 제가 겪은 사실만 작성했는데, 이 글이 명예훼손에 해당하나요?

    A: 법무법인 전문 윤재원 변호사입니다. 의뢰인의 행위는 공공연하게 사실을 적시한 행위로서 명예훼손에 해당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사실을 과장하지 아니하고 단순한 평가를 한 것이라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작성한 것으로서 형법 제310조 위법성의 조각 사유가 적용될 가능성도 충분해 보입니다. 한편,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타인을 비방할 목적'으로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는 가중처벌을 받게 됩니다(이른바 '사이버 명예훼손'). 그러나 의뢰인의 경우 비방이나 욕설 없이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보이는바, 사이버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입니다.

    인터넷이 생활 깊숙이 자리 잡으면서 커뮤니티, 게임, SNS 등에서 발생하는 명예훼손 범죄도 증가 추세다. 검찰 통계에 따르면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동안 전체 명예훼손ㆍ모욕 사범이 3.8배 증가했으며, 특히 사이버상에서 벌어지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사범은 10년 동안 약 7배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이버상에서 명예훼손이 발생한 경우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2001년 7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정보통신망에 의한 명예훼손죄(사이버 명예훼손죄)가 신설됐는데, 인터넷의 파급력을 고려해 형법상 명예훼손보다 가중돼 처벌하고 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는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만약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명예를 훼손했다면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사이버 명예훼손 성립되려면 '공연성', '사실의 적시', '비방할 목적'이라는 세 가지 구성 요건이 모두 충족돼야 한다. 비방할 목적을 가지고 불특정 또는 여러 사람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공연성)에서 구체적인 사실을 표현(사실의 적시)해야만 하는 것이다.

    흔히들 진실인 내용을 표현한 경우 명예훼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적시한 내용이 진실한 사실이어도 명예훼손이 성립될 수 있으며, 허위일 경우에는 그 형량이 더 무거워진다.

    의뢰인의 경우, 커뮤니티 회원들에게 단순한 경험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작성된 것으로 사이버 명예훼손의 구성요건 중 '비방의 목적'이 부인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만, 욕설이나 과한 표현을 했다면 비방의 목적이 인정될 수 있으니, 경험을 기재하는 경우라도 "이 점이 좀 아쉬웠습니다. 회원들의 참고를 위해 작성했으며, 해당 피부과에서 이 점을 개선해 주시면 더 좋은 서비스가 될 것 같습니다."와 같은 취지로 작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편, 형법상 명예훼손의 요건은 충족되기 때문에 명예훼손에는 해당할 여지가 있다. 형법상 명예훼손은 '비방의 목적'을 제외한 '공연성'과 '사실의 적시'만을 요건으로 하기 때문이다. 의뢰인의 사례는 다수가 모이는 공간에 글을 남겼으므로 일단 공연성이 인정되며, 구체적인 서비스 경험을 작성했으니 사실의 적시 요건도 충족된다. 다만, 형법 제310조에 위법성 조각 사유를 두고 있는데,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의뢰인의 행위는 전체적인 맥락에서 공공의 이익을 위한 행위로 보일 여지가 없지 않다. 공공의 이익에는 특정 사회집단이나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의료행위의 경우 국민의 건강이라는 중요한 공공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바, 허위사실이나 욕설 등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한, 수사기관으로서도 명예훼손 여부(정보통신망법 위반 포함)를 판단함에 있어 좀 더 엄격한 잣대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

    의료기관으로부터 억울한 일을 당한 경우 의료기관은 다양한 분쟁 경험이 있을 수 있고 대응도 빠른 편이다. 따라서 피해자로서는 항의 과정을 녹취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항의 전 진료기록부를 미리 열람해 자료를 충분히 갖추는 것이 추후 대응에 유리할 수 있다.

    법무법인 전문(JD&S) 윤재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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