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내 집은 내가 꾸민다" 셀프 인테리어族 납시오

    입력 : 2016.01.22 14:02 | 수정 : 2016.09.07 10:03

    블로거 '푸멜양'이 공개한 자신의 셀프 인테리어/푸멜양 제공
     
    블로거 '푸멜양'이 공개한 셀프 인테리어/푸멜양 제공

    결혼을 앞두고 있는 김병진(33)씨는 최근 3주간 예비신부와 함께 주말에 이틀씩 꼬박 신혼집 꾸미기에 매달렸다.

    방마다 문을 떼내 페인트를 다시 칠하고 문 손잡이도 새 걸로 갈았다. 방, 거실과 주방의 조명도 LED 등(燈)으로 바꿔달았다. 인테리어 전문 업체나 다른 사람의 손을 전혀 빌리지 않고 전부 ‘셀프(self)’로 해냈다. 회색이던 벽은 흰색 페인트로 칠하고 갈색이던 바닥은 흰색 장판지로 발랐다. 가구는 검은색으로만 사들였다. 두 사람이 좋아하는 ‘블랙 앤드 화이트’ 컨셉트로 집안를 새로 단장한 것이다.

    김씨는 “인테리어 업체들에게 우리 취향대로 고쳐달라고 해봤더니 ‘그렇게 간섭하면 일 못한다’고 하거나 ‘최소 200만원은 줘야하고 추가비용도 각오해야 한다’고 하더라”며 “둘이 직접 했더니 비용은 80만원 밖에 안들었고 결과도 마음에 쏙 들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셀프 집꾸미기에 필요한 자재는 인터넷 쇼핑몰이나 을지로 조명용품 전문상가에서 구입했다. 페인트 칠, 문 손잡이 교체, 장판 갈기 등에 필요한 기술은 유튜브나 인터넷 블로그 등에서 배웠다. 그는 “손품, 발품을 팔면 자재 값을 줄일 수 있고 눈썰미가 좀 있으면 간단한 인테리어 기술은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변에도 나처럼 셀프 집꾸미기를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했다.

    신혼집에 셀프 인테리어로 문과 벽을 개조한 모습./김병진 제공

    김씨 같은 ‘셀프 인테리어 족(族)’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공장에서 찍어낸 것 같은 ‘똑같은 집’이 아니라 ‘나만의 집’을 꾸미고 싶어하는 젊은 층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또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한 푼이라도 아껴보자”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자신의 셀프 인테리어 경험을 블로그나 SNS에 공개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블로거 ‘푸멜양’은 셀프 인테리어에 필요한 정보를 블로그에 올리고 있는데 방문자가 160만명을 넘어섰다. 소파 천갈이 하는 데 필요한 원단을 어디에서 싸게 살 수 있는지, 어느 수리점에 맡기면 저렴한 비용으로 가구를 고칠 수 있는지 등 ‘꿀팁’을 올려주기 때문이다.

    셀프 인테리어는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케이블 TV 채널에서는 ‘내 방의 품격’ ‘헌집줄게 새집다오’ 등 셀프 인테리어와 관련한 정보를 다루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있다.

    이와 함께 DIY(Do It Yourself) 인테리어 용품 시장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내 인테리어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2010년 20조원을 넘어섰고 올해는 28조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예상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는 지난해 주요 셀프 인테리어 제품 7종류의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씩 늘어났다고 밝혔다. 가장 인기 있는 아이템은 문 손잡이였다. 전년 대비 매출이 82%나 늘었다. 11번가 관계자는 “문잡이는 교체 방법이 간단해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조명과 벽지 매출도 각각 40%, 25% 증가했다. 벽지의 경우 문구용 테이프처럼 벽에 대고 잘 눌러 붙이기만 하면 되는 간편한 상품들이 인기다.

    인테리어 용품 판매업체들이 셀프 인테리어족에게 작업 기법을 알려주며 시장을 키워가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온라인 오픈마켓 ‘G마켓’은 페인트 전문업체인 ‘노루페인트’, DIY 홈인테리어 자재 전문몰 ‘문고리닷컴’과 함께 셀프 인테리어족을 위한 ‘DIY 페인팅 무료 강좌’를 개설할 계획이다.

    건축자재 업체들의 판매 방식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인테리어 전문 업체들을 상대로 하는 도매 중심에서 벗어나 개별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매에도 눈길을 돌리고 있다. 셀프 인테리어에 사용할 수 있는 바닥용 목재, 친환경 수성 페인트 등을 개발해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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