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ighbor] 어르신 이발·네일 봉사… 좋아하는 모습에 오히려 감사

    입력 : 2016.02.23 09:00

    쇼보뷰티천사봉사단
    학생·강사 함께 참여
    자체적으로 비용 충당
    보육원·군대 등 봉사 영역 넓히고 싶어

    거동이 불편해 미용실을 방문하기가 쉽지 않은 어르신에게 매달 한 번씩 찾아가 머리를 다듬어주고, 손발 마사지에 메이크업까지 해주는 봉사단이 있다. 미용 학원에서 만나 자신들이 배운 기술을 지역 주민들을 위해 쓰고 있는 '쇼보뷰티천사봉사단'이 그 주인공들이다.

    이미용 강사와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한 수강생이 함께 이미용·네일아트·메이크업 봉사활동을 펼치는‘쇼보뷰티천사봉사단’.
    이미용 강사와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한 수강생이 함께 이미용·네일아트·메이크업 봉사활동을 펼치는‘쇼보뷰티천사봉사단’.
    ◇국가자격증 취득한 학생과 강사가 함께 봉사 나서

    지난달 28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구갈동에 있는 미용직업전문학원 크리스챤쇼보 용인캠퍼스(이하 크리스챤쇼보). 오후 2시쯤 되자 티셔츠와 청바지, 운동화 차림의 앳된 얼굴을 한 10대 청소년들이 모여들었다. 인조 가발과 인조 손톱을 들고 "와! 예쁘다" "어떻게 칠했지?" 하며 떠드는 모습이 영락없는 보통의 사춘기 청소년들. 하지만 마냥 어리게만 보이는 외모와 달리 나누는 대화의 내용은 전문 미용사의 대화와 다르지 않다. 진지하게 모발과 손톱 상태, 미용 약의 성분을 꼼꼼히 체크하는 것부터 각종 재료나 도구들을 다루는 손길까지 예사롭지 않다. "배울 때 잘 배워놔야 봉사 나가서도 당황하지 않아요." 이곳의 수강생이자 쇼보뷰티천사봉사단원인 안유민(19)양의 말이다.

    쇼보뷰티천사봉사단은 이곳 크리스챤쇼보에서 지난 2012년 몇몇 강사들을 중심으로 결성됐다. 이후 이미용 관련 국가기술자격증을 취득한 학생들이 함께 참여해 지역의 노인병원 등을 다니며 이미용·네일아트·메이크업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 번 봉사를 펼칠 때마다 10명 정도가 참여한다고. "환자들이 적지 않은 병원이 대부분이라 혼잡을 막기 위해 보통 사전에 병원과 스케줄을 조율해 움직이고 있다"는 게 심종민(42) 크리스챤쇼보 헤어 팀장의 설명이다.

    정기 봉사활동 외에도 용인시와 타 복지기관에서 협조 요청이 들어오면 봉사를 나가기도 한다. 어버이날에는 효(孝) 콘서트에서, 어린이날에는 놀이공원에서 페이스페인팅을 하는 등 이색 봉사도 도맡아한다.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지만 쇼보뷰티천사봉사단은 지금까지 외부 지원금 없이 자체적으로 봉사활동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이런 점을 인정받아 지난 2012년에는 용인시에서 우수봉사단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보육원이나 군대 등 봉사할 수 있는 곳 늘리고파

    학원에서 봉사활동까지 하다 보니 자칫 학생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을 터. 이에 단원들은 "일단 봉사를 나가면 그런 부담은 접어두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오히려 방문할 때마다 좋아하실 어르신들의 모습이 눈에 선해 한번이라도 더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봉사 후일담도 다양하다. 1년 반 정도 네일아트를 배운 안유민양은 "알코올중독 치료 전문병원에서 두 손가락이 붙은 할아버지에게 마사지를 해드린 적이 있는데 얘기를 나눠보니 뇌졸중이 와서 힘들게 사셨다는 걸 알았다"며 "순간 뇌졸중을 앓았던 친할아버지가 생각나면서 마음이 짠해졌다"고 말했다. 김예은(19)양은 "어떻게 보면 이미용 봉사가 대단한 건 아닌데, 어르신들이 한결같이 우리 손을 꼭 붙잡고 아이처럼 좋아하신다"며 "한 할머니는 연필로 내 초상화를 그려서 선물로 주셨다"고 전했다.

    학생들 사이에서 봉사단 활동이 인기를 끌다 보니 지켜보는 학원 강사들 역시 행복하다. 학원에서는 봉사활동을 다녀올 때마다 이를 추억하기 위해 아이들의 봉사활동 사진과 후기가 담긴 스크랩북을 만들어 모아두고 있다고. 병원 측에서도 봉사단의 전문적인 활동이 어르신들의 요양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매번 감사함을 표한단다. 이지향(34) 크리스챤쇼보 실장은 "네일아트나 이미용은 기술도 기술이지만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데 봉사를 다녀오면 학생들이 달라진다"며 "대학에 진학한 단원들 중 학교 내 이미용 봉사동아리를 따로 만든 친구도 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외면의 아름다움과 내면의 아름다움을 함께 가꾸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쇼보뷰티천사봉사단원들은 "이미용과 관련된 일을 하기로 진로를 정한 만큼 앞으로도 이미용 봉사를 계속하고 싶다"며 "여건이 되면 노인병원뿐만 아니라 보육원이나 군대 등에서도 봉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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