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신년(丙申年), 전통주의 트랜드가 바뀌고 있다

  • 조선닷컴 주류문화 칼럼니스트 명욱

    입력 : 2016.03.17 09:00

    얼마 전 전통주 업계에는 하나의 낭보가 전해 들어왔다. 한국의 술(K-Sool)이란 이름이 국제주류품평회(‘벨기에 국제식품품평회(iTQi))에 최초로 카테고리 등록된 것이다. 전통주 전문기업인 국순당이 추진한 것으로 이 카테고리가 신설되기 전까지는 한국의 막걸리나 약주 등의 발효주는 일본의 쌀 발효주인 SAKE란 카테고리에서 경쟁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다 보니 한국의 술에는 정체성이 없어 보였고, 해외로 수출하는 약주나 청주는 Korean Sake란 이름으로 수출이 되는 아류가 발생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의 전통 술 문화를 알리기 위해 한국의 술, ‘K –Sool’이란 카테고리가 국제주류품평회에 처음으로 신설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술(Sool)하면 의례 녹색병에 든 희석식 소주를 많이 생각하지만, 실질적으로 술이란 의미는 발효주를 뜻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술이 알코올발효 할 때 액체 속의 당이 알코올로 변화면서 온도가 올라가고, 탄산이 일어나는 모습에 우리 선조들은 물속에 불이 있다 하여 ‘수불’이라 불렀다. 결과적으로 술은 발효라는 의미로 이어지고 발효음식을 추구하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도 멋진 의미를 가진 어원이라 볼 수 있다.

    벨기에 국제식품품평회(iTQi) 주류카테고리에 ‘K-Sool’이 등록된 모습
    그렇다면 국내의 우리 술 시장은 어떻게 바뀌고 있는 것일까? 전세계에는 Sool이란 단어를 알리며, 본격적인 세계화의 준비에 들어갔다면 국내에는 더욱 다양해 질 필요가 있는 만큼 2016년 전후로 바뀌고 있는 특별한 전통주와 우리 술을 소개해 본다.

    이 술은 무슨 술? 궁금해지는 맛과 향 그리고 거품 ‘배상면주가 R4’
    전통주 전문 기업 중 하나인 배상면주가에서 나온 독특한 술이다. 잔에 따르면 비쥬얼은 영락없는 맥주의 모습. 하지만 잔에 따라놓고 시간이 지나면 영락없는 라이스 와인, 즉 청주의 맛이 느껴진다. 알고 보면 당연한 것이 이 술은 홉이 들어간 맥주 스타일이긴 하지만 주세법상은 쌀로 빚은 청주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이 술은 첫 잔은 차갑게 두 번째 잔은 살짝 시간을 두고 온도가 오르길 기다리는 것이 좋다고 한다.

    배상면주가 R4(사진=양진원 와인21 와인전문기자)
    온도가 상온에 가까워지면 쌀 특유의 맛과 향이 무르익어 나오기 때문이다. 이 술의 또다른 매력은 보리나 밀이 안 들어가 최근에 유행하는 글루텐 프리(Gluten free) 제품에 해당한다. 밀이나 보리에 알레르기가 있는 고객에게 추천할만한 최상의 라이스 비어가 될 수 있다. 일본에서는 이렇게 맥아나 보리가 안 들어가는 경우는 제3의 맥주라는 맥주 유사 음료의 카테고리가 별도로 있는데, 아직 우리나라에는 없다. 우리 농산물을 활용한 다양한 맥주 제조를 위해서라도 별도의 카테고리의 검토가 필요하다.

    클럽용 전통주 르깔롱
    전통이란 틀을 깨다. 클럽용 전통주 ‘르깔롱(LE CALON)’
    ‘르깔롱’은 농식품부 지정 식품명인인 양대수 명인이 만든 증류주이다. 재미있는 것은 납품처가 클럽이라는 것. 클럽왕이라고 불리는 타이거 인터내셔널 이강희 대표와 전통주 유통전문업체인 부국상사(대표 김보성)이 협업하여 만든 제품으로, 그 동안 축제에 맞는 우리 술이 없었다는 점에서 착안, 우리 전통주로 파티용 술을 만들어 본 것이다. 결과는 대 성공. 작년 여름에 나온 이 술은 맛과 분위기로 상당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 술은 대나무로 유명한 담양의 청정수과 죽력 등으로 만들어지며, 말리부 허브 맛이 느껴지는 매력이 있다. 주종은 리큐르, 알코올 도수는 30도이다.

    막사이다
    이번에는 복고? 막걸리와 사이다의 조합, 막사이다
    앞서 설명한 두 종의 술이 전통이란 틀을 깼다면, 추억을 연상시키는 복고 문화도 막걸리에 적용되고 있다. 홈플러스에서 출시한 막사이다가 그 주인공. 단맛이 적었던 옛 막걸리에는 탄산수와 같은 역할을 하는 사이다를 자주 섞어 마셨다. 특히 사이다의 단맛은 막걸리의 맛을 더욱 끌어줬다고 이야기한다. 70, 80세대의 추억을 불러일으킬 만한 제품이다.

    끝없는 변화하는 전통주와 우리술, 근본은 우리 농산물이어야
    전통주 업계에서는 최근에 유행하는 말이 하나 있다. 전통주를 잘 팔려면 전통이란 옷을 벗어야 한다고. 전통주를 마시기 위해서는 마치 한복을 입고 제사상이라도 차려야 어울리게 느끼는 등, 전통이란 말이 늘 부담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제 국제주류품평회에도 우리 이름으로 경쟁을 할 수 있고, 생활 속으로 들어가 우리 쌀로 맥주를 만들기도 하며, 클럽에서도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왔다. 하지만 진정한 우리 술의 발전은 모든 전통주가 우리 농업과 더욱 연결되어야 한다.

    이 땅에서 자라난 농산물을 사용하여 이 땅의 기후와 사람이 만들고 더불어 지역 문화를 담고 있는 원료야 말고 우리 술이라 불릴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일 것이다. 특히 한나라를 대표하는 전통주는 가장 고부가가치 농업의 영역에도 들어간다. 그래서 더욱 좋은 원료, 차별화된 원료로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차별화된 주류 시장은 커질 수 밖에 없다. 먹을 것에 차별화를 두는 시장이 커지는데, 이 땅에서 태어난 농산물로 빚어진 전통주 시장이 축소될 이유는 전혀 없는 것이다. 시장성을 고려하여 저렴한 원료로 만드는 일부 업체들도 있겠지만, 서서히 바꿔나갈 고민이 필요할 시기이다. 그리고 이런 우리 농산물 활용을 위한 정부의 대책도 추가적인 보완이 필요할 수 있다. 다양해 지고 발전하는 전통주 산업에 원료로 인한 소비자의 실망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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