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육아휴직 시대! A부터 Z까지 알아두어야 할 정보

    입력 : 2016.06.28 08:00

    아빠의 육아휴직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상사나 회사의 눈치가 상대적으로 덜한 대기업에서 많았다. 올해는 다르다. 중소기업 남성 근로자의 육아휴직이 확 늘어났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동안 남성 육아휴직자는 1천3백8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백78명)보다 57.3% 늘었다. 점점 늘어나고 있는 아빠 육아휴직 시대, 알아두어야 할 정보를 요소요소 알아봤다.

    TV 프로그램을 통해 아빠 육아 전성시대가 된 지 제법 시간이 흘렀다. TV 속 연예인 아빠처럼 아이들과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낼 수 있으면 너무 좋겠지만, 일반 회사에 다니면서 가정의 경제를 책임져야 하는 아빠들이 두 팔 걷어 붙이고 육아에 뛰어들기란 현실적으로 쉬운 일이 아니다.그런데 최근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모양이다.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남성 육아휴직자가 상대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올해 1분기 동안 남성 육아휴직자는 1천3백8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백78명)보다 57.3% 늘었다. 육아휴직 제도가 잘 갖춰진 대기업이나 공기업 위주가 아니라 중소기업에서 육아휴직을 신청하는 사례도 점점 늘고 있다. 아빠들이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는 뜻이다.

    정부는 중소기업의 일·가정 양립 활성화를 위해 대체인력 지원을 확대하고 중소기업 직장어린이집을 지속적으로 늘려가기로 했다. 또 남성의 육아 참여를 늘리기 위해 현행 1개월인 아빠 육아휴직 인센티브를 3개월로 확대한다. 동일 자녀에 대해 순차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 두 번째 사용자의 육아휴직 급여는 통상임금의 40%가 아닌 100%를 준다. 월 상한액도 1백만원에서 1백50만원으로 오른다.

    서명훈 아빠육아휴직운동본부 대표는 “아빠 육아휴직이 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아직은 대기업이나 공무원 위주인 것이 사실이다. 공무원은 3년간 육아휴직이 보장되는 데 반해 민간기업은 1년이다. 제도적인 뒷받침이 확실하게 되어서 보다 확산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남성 육아 권하는 시대 육아휴직 이렇게 신청하면 된다

    이런 분위기는 외국도 마찬가지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가 육아휴직을 선언해서 화제가 됐다. 첫딸 출산을 앞두고 사내 규정에 따라 2개월간의 육아휴직 시간을 가진 것. 바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그가 두 달이나 자리를 비운 이 선택은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세계 유명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스웨덴 왕위 계승 서열 1위인 빅토리아 공주가 딸을 출산하면서 남편 다니엘 공이 함께 육아휴직에 들어갔으며, 영국의 토니 블레어 전 총리 역시 아내의 출산 시기에 맞춰서 휴식기를 가졌다. 그들은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를 아이의 출산으로 본 것이다.

    시대가 변하면서 아빠의 육아 참여에 대한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방송을 통해서 만들어진 유행이나 트렌드가 아니라, 실제로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 아빠의 육아가 큰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특히 0~3세 아이에게 아빠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존재다. 두뇌 발달은 물론 정서, 인성, 사회성 등의 성장발달에 많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이 시기에 행해지는 아빠의 자극으로 아이의 두뇌는 물론 인생까지 바꿀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사실 우리나라는 육아휴직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는 편이다. 육아휴직은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둔 근로자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제도다. 근무기간이 1년 미만인 경우나 동일한 영유아에 대해 배우자가 육아휴직 중인 경우에는 사업주가 육아휴직 신청을 거부할 수 있다. 물론 근무기간이 1년 미만이더라도 사업주가 육아휴직을 허용하면 육아휴직 급여를 받을 수 있다.

    기간은 최대 1년이다. 동일한 자녀에 대해 부모가 각각 1년씩, 총 2년을 사용할 수 있다. 자녀가 2명인 경우에는 각 자녀에 대해 1년씩 사용할 수 있고, 쌍둥이인 경우라면 각각 1년씩 사용이 가능하다. 육아휴직은 사업주에게 신청을 해야만 받을 수 있다. 육아휴직 기간 중 급여는 월 통상임금의 40%다. 상한액은 1백만원이고 하한액은 50만원으로 규정되어 있다. 그중 25%는 육아휴직 후 해당 사업장에 복귀해 6개월 이상 근무한 경우에 한해 합산해서 일시불로 받을 수 있다.

    아빠 육아의 좋은 점은?
    행복한 가정에서는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아빠가 육아를 하면 행복한 가정에 가까운 모습이 된다. 직장생활을 하느라 아이와 교감하지 못하는 무뚝뚝한 아빠라도 24시간 아이와 함께하는 환경에 노출되면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나눌 수 있고 자주 웃게 된다.

    또한 아빠가 육아를 하면 부부가 육아의 어려움을 공유할 수 있다. 아이가 성장할 때에는 엄마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아빠와의 놀이를 통해 아이가 배우고 경험하는 것은 엄마에게서 배우는 것과 다르다. 그래서 아빠의 역할도 무척 중요하다.

    아빠육아휴직운동본부의 서명훈 대표 역시 아빠 육아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아빠가 육아를 책임지는 순간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자주 웃게 된다고 한다. 아빠가 아이와 교감을 잘하면 아내가 자발적으로 가정이라는 틀에서 안정감과 행복감을 찾는다.
    “사실 아빠가 육아를 책임지면 부부 갈등도 금세 해결이 가능합니다. 가족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존재가 된다는 사실만큼 행복한 것도 없지 않겠어요?” 학계에서도 아빠와 정서적으로 교감한 아이일수록 두뇌발달이 뛰어난 것은 물론 정서적으로도 안정감을 가진, 좋은 어른으로 자랄 확률이 높다고 밝히고 있다.

    아이 셋 키워낸 원조 육아 아빠 '아빠육아휴직운동본부' 서명훈 대표

    아이의 육아는 아빠가 책임져야 한다는 철칙을 가지고 있는 서명훈 아빠육아휴직운동본부 대표와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첫아이를 낳고 육아휴직을 신청했다가 비자발 적인 해고를 당한 사연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현재 그는 아빠 육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적극적인 참여를 하고있다.

    아이 셋을 직접 키우셨나요? 네. 2남 1녀의 아빠입니다. 육아휴직을 신청했다가 회사와 갈등을 겪고 퇴사했어요. 사실 육아휴직을 신청하는 사람들 중 비자발적으로 해고되는 사람의 숫자가 굉장히 많거든요. 저도 그런 케이스였습니다.

    아빠 육아 어떻던가요, 직접 해보니. 육아는 아빠가 담당하는 것이 맞아요. 아빠가 육아를 하면 정말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됩니다. 아이에 대한 책임감이 당연히 따르게 되어요. 아내가 출산하고 산후조리원 있을 때 한 달 정도 옆에서 도와주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개념이에요. 육아는 24시간 독립적으로 아이를 돌보는 것이지요.

    긍정적으로 보신단 말씀이죠? 아빠가 육아를 하면 임신에 대한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뀝니다. 그래서 저는 아빠 육아를 굉장히 긍정적으로 봐요. 저는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제가 육아를 하게 됐는데요. 남자가 육아를 하면 부부 합심이 가능해요. 양가 집안 어른들에게 육아를 부탁하지 않아도 되고요. 황혼육아 문제가 해결되는 거죠.

    우리 사회가 점점 아빠 육아를 권하는 시스템을 갖춰가고 있다고 보시나요? 고용노동부, 여성노동부에서 아빠 육아휴직을 적극 권하고 정책도 제시하려고 해요. 그런데 현실적으로 운영되는 아빠 정책을 가만히 보면, 주중에 일하고 주말에 아이를 돌보는 것이에요. 그런 식으로 캠페인을 벌이시는데, 그건 남성들이 주중에는 노동하고 주말에는 육아를 하라는 의미거든요. 그것보다는 아빠들이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 육아휴직에 돌입할 수 있는 제도적인 환경이 우선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신다면요? 공무원의 육아휴직은 3년이에요. 세계적으로 육아휴직이 3년인 곳은 프랑스와 독일뿐이에요. 우리나라의 제도가 나쁘지 않은 상황인 거죠. 저는 육아휴직이 비자발적인 환경이 바뀌었으면 해요. 그렇게 3년이라는 구체적인 정책이 있어도, 현실적으로 실행할 수 없으면 안 되잖아요.급여나 기타 사회적인 환경을 말씀하시는 거죠? 맞아요. 급여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급선무예요. 경제적인 이유로 육아휴직을 신청하지 못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거든요. 사실 돈이 굉장히 많이 들 것 같은데, 군대에 있는 골프장만 하나 없애도 가능한 수준이라고 생각해요.

    급여만 제대로 주면 아빠들의 육아휴직도 활성화될 수 있을까요? 몇 가지 더 있어요. 육아휴직 거부의사를 보이는 회사에 대한 징계가 좀 더 강화되어야 할 것 같아요. 저도 회사에서 비자발적인 해고를 당한 케이스거든요. 끝까지 버텨봤지만 제가 이길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지금 육아휴직을 신청한 직원에게 거부의사를 보이는 회사에 5백만원의 벌금형이 주어지고 있어요. 저는 이 조항을 실형으로 바꾸면 보다 강력한 효과가 있을 것 같아요.

    아빠육아휴직운동본부 운영자로서 많은 아이디어를 갖고 계실 것 같습니다. 아빠육아휴직운동본부는 ‘아빠들이여 육아휴직을 많이 하자’고 주장하는 단체가 아니에요. 육아휴직을 현실적으로 잘 수행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자는 모임이죠. 육아휴직에서 오는 해고를 피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모임이기도 하고요. 주말에 아빠 육아를 하라는 것처럼 말이 안 되는 이야기도 없다고 생각해요. 육아는 남는 시간에 하는 것이 아니라 24시간 해야 하는 거거든요.

    구체적으로 어떤 제도를 제시할 수 있을까요? 육아휴직 신청을 회사가 아닌 국가에 하도록 시스템을 바꾸는 것도 방법이에요. 그러면 저처럼 회사에서 거부하는 일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겠죠. 그리고 젊은 임원들이 육아휴직 롤모델로 나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인센티브 파격 제도를 도입하는 식으로 현실적인 대안을 만들고요. 요즘 젊은 대학생들이 롤모델이 없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그렇게 되면 멋진 롤모델이 만들어져서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형성될 것 같아요.

    아이 셋을 키운 선배로서, 아빠 육아가 왜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육아를 책임지면 하루 4시간 이상 아내와 소통할 수 있어요. 늘 바쁘던 아빠가, 항상 같은 자리에서 놀아주는 아빠가 되니까 아이들이 만족을 하고, 그런 아빠와 아이의 교감 모습을 보는 아내는 자발적으로 가정에 충실하게 돼요. ‘3년 육아를 했더니 밥을 해주더라’는 아빠들이 많아요.(웃음) 남자가 육아에 적극적으로 달려들면 부부갈등도 금세 해결되죠. 저는 무엇보다 제가 아이에게 웃음을 주는 존재가 될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그렇게 아이가 잘 자라면 바른 어른이 될 확률도 더 높지 않을까요?

    육아휴직 남성 할당제는?
    해외에서 자리 잡은 육아휴직 남성 할당제의 국내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일부 유럽국가들은 아빠의 육아휴직을 개인의 선택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법으로 강제한다. 남성들의 육아휴직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서 전체 육아휴직 기간 중 일정한 기간은 반드시 아빠가 신청하도록 한 것이 육아휴직 남성 할당제다.

    노르웨이는 지난 1993년 남성 할당제를 처음 도입했다. 아이가 세 살이 될 때까지 부모가 신청할 수 있는 유급 육아휴직 기간 11개월 중 6주는 반드시 아빠가 신청해야 한다. 이때 아빠가 육아휴직을 신청하지 않으면 부모의 유급 육아휴직 기회는 사라진다. 전체 육아휴직자 1백 명 중 3명에 불과했던 남성 육아휴직자는 할당제 도입 후 10명 중 2명으로 늘어났다고 한다.우리도 육아는 여성의 몫이 아닌 부모의 몫이라는 사회적인 인식을 확산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여성조선
    취재 임언영 기자 사진 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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