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연구자 이박사의 술 이야기] 우리 술, 마시는 술이 아닌 만드는 술로 변화하자

  • 조선닷컴 라이프미디어팀

    입력 : 2017.06.13 13:23

    경기도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 이대형 박사.
    경기도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 이대형 박사.

    요즘 가장 인기 있는 술이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한다면 대부분은 맥주라 이야기 할 것이다. 그중에서도 세분화를 하면 국산맥주보다는 크래프트 또는 수입 맥주가 주를 이룬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술에서 인기를 끄는 술은 무엇일까? 다양한 신제품이 나오고 있지만 가장 신제품이 많고 뜨는 술은 소주(증류식)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아직까지 소주를 만든다는 것이 단순이 기존 레시피를 이용해 발효한 술을 증류한 제품들이 많기에 조금 더 우리 증류주에 대한 원료, 발효, 증류 방법 등에 대한 양조장들의 노력들이 필요하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우리가 즐겨 마시는 증류주 중에는 고급주류가 많다. 하지만 최근 트렌드를 보면 젊은 층뿐만 아니라 많은 세대를 거쳐 고도주 보다는 저도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기에 맥주와 같은 저도주가 인기를 끌 뿐만 아니라 많은 바(bar)에서도 다양한 칵테일을 판매하는 모습이 낯설지가 않을 정도로 이제 저도주 제품 또는 칵테일을 마시는 것이 간단한 술자리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 되었다.

    일본은 저도주가 유행한지 오래됐고 맥주의 소비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지만 저도주의 하이볼과 츄하이는 소비가 늘고 있다. 하이볼은 위스키에 소다수를 탄 칵테일의 일종으로, 위스키의 향과 맛을 살리면서 알코올 도수를 낮춰 소다수의 풍미를 더한 것이다. 츄하이는 ‘소주’와 '하이볼'을 합친 단어로, 소주를 베이스로 탄산과 과즙을 섞은 술을 말한다. 이 두 가지 모두 알코올이 낮아 쉽게 마실 수 있는 제품이기에 여성 및 젊은 층이 소비를 주도하고 있다.

    한국도 '혼술', '저도주' 트렌드에 따라 집에서 부담 없이 쉽게 만들어 마실 수 있는 칵테일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낮은 도수의 저도수 위스키 판매량도 15년 대비 48.5%(16년 9월까지)의 성장률을 보였으며 이에 따른 칵테일 재료 및 부재료 시장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어 대기업들은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거나 수입을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저도주의 칵테일 원료 중 대표적인 것이 증류주를 바탕으로 한 고도주 또는 다양한 허브를 증류주로 침출한 리큐르 종류들이다. 이러한 술들은 기본적으로 다른 원료와의 혼합을 위해 고도주로 만든 경우가 많고 아쉽게도 대부분 수입품이다. 지금까지 우리 술로 칵테일을 많이 만들었고 원료로 사용하기도 했지만, 단순히 판매중인 음용 술을 이용해서 칵테일을 만든 것이지 순수하게 칵테일 재료로 만들어진 칵테일용 우리 술은 없는 셈이다.

    최근 다양한 고도주를 만들고 있는 우리 술 입장에서 비슷한 제품을 늘리는 것보다, 특색 있는 원료를 이용해서 색, 향과 맛을 차별화한 칵테일용 술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쌀을 기본으로 하지 않고 조금 더 다양한 원료(잡곡, 과실 등)를 이용해서 만든 고도주도 괜찮을 것이다. 특히 외국의 칵테일 원료에 들어가는 허브라는 것도 우리나라에서 보면 한약재와 유사한 부분이 많이 있기에 한약재를 잘 이용한다면 색, 향과 맛 등이 다양한 제품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다만 원료의 가격과 수입 주류와의 경쟁력 그리고 칵테일의 개발 등을 어떻게 할지는 조금 더 고민해 볼 부분이다.

    우리 술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직접 마시는 술 위주로 생산하고 소비되어 왔다. 반면, 현재 주류 시장은 직접 마시는 술 외에 다른 술을 만들기 위한 술도 필요로 하고 있다. 시장의 변화를 지켜만 볼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나갈 필요가 있다. 우리 술도 단순히 마시는 술이 아닌 만드는 술로의 변화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글 : 경기도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 이대형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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