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푸드 인수 아마존 vs 온라인 강화 월마트…유통 천하통일 노린다

    입력 : 2017.06.20 19:58

    아마존, 신선식품에도 도전장
    유일한 약점인 육류·채소·과일
    홀푸드마켓 인수로 대폭 보강
    무인 매장 급속히 늘릴 수도
    월마트, 온라인 업체 대거 M&A
    온라인 상품 5000만종으로 확대
    100만명에 이르는 임직원 활용
    퇴근길에 주문 상품 배송

     

    지난 16일(현지 시각) 미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미국의 유기농식품 유통업체 홀푸드마켓을 137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홀푸드마켓은 미국과 캐나다·영국 등에서 총 460여개 지점을 운영 중인 오프라인 유통업체로 미국에서 최고급 식자재를 고가(高價)에 판매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아마존은 자사(自社)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이번 인수·합병(M&A)을 위해 전액 현금으로 인수 대금을 지급하고 빠르게 M&A를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인수가 발표된 직후 미국 내에서는 "아마존이 그동안 시험적으로 진행해왔던 오프라인 유통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특히 그동안 미국 유통업계의 최강자로 군림해왔던 월마트와의 전면전이 곧 시작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온라인 유통의 강자인 아마존이 오프라인 시장 진출을 진행하는 것처럼 오프라인 유통 대세인 월마트 역시 온라인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온·오프라인 경계를 무너뜨린) 아마존과 월마트의 대결(showdown)이 곧 시작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온라인 유통 정복한 아마존, 오프라인까지 천하 통일하겠다
    아마존이 홀푸드마켓을 인수한 이유는 그동안 아마존의 유일한 약점으로 꼽혀온 신선식품 시장 장악을 위해서다. 1994년 창업한 아마존은 전자책을 시작으로 의류, 전자제품 등 대부분 상품을 온라인으로 판매해왔다.

    이를 통해 아마존은 미국 내 전자상거래 시장점유율 43%를 차지해 독보적인 온라인 유통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또 1년에 99달러만 내면 ‘이틀 이내 무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아마존 프라임’ 회원은 올해 7000만명을 돌파할 것이라고 미국의 경제 전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가 분석했다.

    하지만 아마존이 유일하게 정복하지 못한 분야가 바로 육류·채소 등 신선식품이다. 아마존은 미국 각지에 초대형 물류 창고를 마련해두고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고객과 가장 가까운 물류 창고에서 제품을 배송해주는 방식을 활용하지만 신선식품은 보존 기간이 짧아 이 같은 방식을 쓰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마존은 ‘아마존 프레시’라는 서비스를 통해 채소·과일 등을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시도했지만 다른 서비스에 비해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홀푸드마켓 인수는 이 같은 아마존의 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다는 점에서 묘수(妙手)로 꼽힌다. 홀푸드마켓은 지점 수 자체는 월마트·코스트코 등에 비해 적지만 신선식품의 품질만큼은 최고라는 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고객 데이터베이스와 배송 서비스, 물류 관리 등을 홀푸드마켓의 오프라인 매장에다 접목해 종합 유통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우선 아마존 프라임 회원들에게 홀푸드마켓의 신선식품을 저렴한 가격에 온라인으로 주문·배송받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업계에서는 아마존이 최근 시애틀 본사에서 시험 운영 중인 무인(無人) 상점 ‘아마존 고’의 솔루션을 홀푸드마켓에 적용할 수도 있다고 본다. 이를 통해 무인 매장 서비스를 급속도로 확산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아마존과 홀푸드마켓 양측은 “무인 매장을 도입할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며 “홀푸드마켓의 임직원들은 그대로 고용이 유지될 것이고, 사업도 독립적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프라인 최강자 월마트, 온라인 역량 강화해 아마존에 맞선다
    아마존의 이런 행보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업체는 미국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다. 아마존의 홀푸드마켓 인수가 발표된 당일 월마트의 주가는 4.79%나 폭락했다. 미국의 경제 전문 매체 포브스는 “이번 인수·합병은 월마트에 아주 심각한 타격을 줬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월마트 역시 최근 몇 년 사이 온라인 유통 사업 강화를 위한 대규모 M&A를 단행하면서 아마존에 맞서고 있다. 월마트는 지난 16일 온라인 셔츠 주문·제작 업체인 보노보스(Bonobos)를 3억1000만달러에 인수하면서 온라인 의류 판매 시장에 진입했다.

    또 작년에는 전자상거래 업체인 제트닷컴과 온라인 신발 판매 업체 슈바이, 온라인 의류 판매 업체인 모드클로스 등을 인수하면서 온라인 유통 사업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월마트는 지난 1분기에 미국 온라인 판매 실적이 작년 1분기보다 무려 63%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는 상품 종류 역시 5000만여종에 달해 작년 1분기보다 5배 늘었다고 밝혔다.

    또 제트닷컴 창업자인 마크 로어(Lore)를 전자상거래 부문 최고경영자로 영입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내 최대 유통업체라는 강점을 반영해 온라인에서 주문한 상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가져가는 고객에겐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퇴근길 배송’이라는 제도를 도입해 월마트 임직원들이 퇴근길에 고객의 집에 들러 물건을 가져다주는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다.

    월마트는 미국 전역에 4만70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고, 임직원 수는 100만명이 넘는다. 게다가 미국 전체 인구의 90%가 월마트 매장으로부터 10마일(약 16㎞) 이내에 거주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오프라인 경쟁력을 온라인에 접목해 아마존과의 경쟁에서 승리를 거두겠다는 것이다.

    미국 유통업계에서는 앞으로 수년 동안 아마존과 월마트로 대표되는 온·오프라인 유통 강자들의 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의 IT 전문 매체 테크크런치는 “서로가 되고 싶어하는 아마존과 월마트 간 경쟁의 승자가 유통업계를 독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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