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올가을엔 전세금 더 빌릴 걱정 줄었어요"

    입력 : 2017.07.04 19:38

    전세시장 전국적으로 안정세

    올해는 전세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하반기 입주 물량이 풍부해 전셋집 찾기가 한결 수월할 전망이다. 전세 재계약에 필요한 추가 비용도 2년 전보다 많이 줄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하반기 전국 전세금이 0.1% 내리고, 상반기 수치(0.3%)를 합산하면 올해 0.3%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3년간 전세금 상승률(2014년 3.4%, 2015년 4.8%, 2016년 1.3%)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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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 재계약 비용 2년 전보다 감소

    서울 성동구 금호동의 한 아파트(전용면적 84㎡)에 전세로 사는 직장인 구모(40)씨는 “2015년 가을 집주인이 전세금을 7000만원이나 올렸는데, 올해는 2000만원 올려주기로 일찌감치 합의했다”고 말했다.

    전세 시장이 안정되면서 전세 재계약에 드는 비용도 예년보다 감소했다. 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6월 초 기준 전국적으로 아파트 전세 재계약에 추가되는 비용은 평균 1413만원으로 집계됐다. 2015년 말 재계약 증액 비용(4379만원)과 비교하면 3000만원 정도 줄었다.

    전세 재계약 시 보증금 인상 부담이 가장 큰 서울은 2015년 말 평균 8696만원을 집주인에게 더 내야 했는데 올 상반기엔 3137만원으로 감소했다. 경기도에서 전세 재계약 때 증액되는 비용도 같은 기간 4977만원에서 1607만원으로 줄었다. 최근 주택 시장이 침체한 대구·경북에선 전세금이 내리면서 보증금 일부를 돌려받거나, 가격을 낮춰서 전셋집을 구할 수 있다. 대구 아파트 평균 전세금은 2015년 말 2억2122만원에서 올해 6월 2억1411만원으로 내렸다. 2년 전보다 전세 재계약 비용 부담이 늘어난 지역은 대전과 전남 두 곳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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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강동·송파구 전세 거래 활발

    새로 전셋집을 찾는다면 거래가 활발한 대단지 아파트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올 들어 서울에서 가장 전·월세 거래가 많은 단지는 강동구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였다. 국토교통부 실거래 자료를 분석해보니 5월 말까지 전세 454건, 월세 114건 등 총 568건의 거래가 성사됐다. 올해 초 입주를 시작한 이 단지는 인근 고덕 재건축 단지의 이주 수요가 몰리면서 전체 가구(3658가구)의 15.5%가 세입자를 맞았다. 2위는 교육 여건 때문에 전입 수요가 많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로 총 284건의 전·월세 거래가 이뤄졌다. 3~6위는 송파구 잠실 주변 대단지인 ‘잠실엘스’ ‘파크리오’ ‘잠실주공5단지’ ‘리센츠’가 차지했다.

    경기도에선 양주 ‘옥정센트럴파크푸르지오’, 김포 ‘한강센트럴자이1단지’, 하남 ‘미사강변센트럴자이’ 등 입주 1년차 새 아파트들이 거래량 톱 5를 휩쓸었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올해 1월부터 잔금대출 상환능력평가 등 여신 기준이 강화되자 집주인들이 자금 부담을 줄이려고 월세에서 전세로 전환한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입주 물량 증가로 전세 물건도 많아

    올해 하반기는 경기도와 지방에 아파트 입주 물량이 많아 전세 물건도 여유가 있을 전망이다. 특히 경기도는 화성·시흥·수원·용인·평택 등에 6만6000여 가구가 입주 예정이다. 2004년 하반기 이후 13년 만에 최대 물량이 쏟아진다. 서울은 강동(1686가구)·영등포(1419가구)·중구(1341가구) 등에 입주 물량이 많지만, 재건축 이주 수요가 한꺼번에 몰릴 경우 국지적으로 전세금이 오를 가능성도 있다. 부산에서도 하반기 9199가구가 새로 입주자를 맞을 예정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전세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겠지만, 전·월세 상한제나 계약갱신청구권 도입 등 정부 정책이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전세 공급자에게 불이익을 주면 단기적으로 전세금 급등과 월세 가속화로 서민들의 주거난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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