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화 시대 속 사라졌던 토종 재래 돼지, 진짜 맛은 어떨까?

  • 디지틀조선일보 주류문화 칼럼니스트 명욱

    입력 : 2017.08.07 15:38

    산업화 시대에 사라진 한국의 토종 재래 돼지
    1990년대 포항의 송학 농장에서 복원사업 시작
    문정훈 교수, 성우농장 이도헌 대표, 김욱성 셰프, 이한보름 대표 등 산학협업으로 소비시장 노크

    "생물의 다양성은 농업 생산의 근본적 토대이며, 농작물이 진화할 수 있는 원재료이자 성분이 되는 것입니다."

    지난 27일, 여의도 월향에서 열린 토종 재래돼지 팝업 행사를 기획한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부 푸드비즈니스 랩 소장 문정훈 교수는 이날 행사의 취지를 세계적인 농업학자 잭 할런이 언급한 문구를 인용하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의 행사는 문정훈 교수와 홍성 성우농장의 이도헌 대표, 청강문화산업대학교 교수이자 전 이트리 오너셰프였던 김욱성 셰프, 그리고 토종 재래 돼지를 복원해가고 있는 송학농장의 이한보름 대표의 산학협업행사로, 세미나 및 시식회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사라진 토종 재래 돼지 고기, 이유는 낮은 생산성 때문

    토종 재래돼지는 일제강점기와 압축성장의 근 현대시기를 거치며 산업성이 떨어진다고 사라졌던 품종이다. 일반적인 백돈(요크셔 품종 등 교잡으로 110kg 전후)에 비해 몸집이 작고(80~90kg), 생육에 시간이 걸려 사료 및 공간에 대한 비용이 추가로 든다. 특히 육질이 단단하기 때문에 연하고 부드러운 식감의 고기를 추구하던 소비자들의 식탁에서는 거의 사라졌던 품종이다.

    1990년대부터 복원사업이 시작은 되었으나, 생산성 및 가격, 무엇보다 돼지고기에서 다양성을 찾는 소비층이 적었다 보니, 대중적인 판매처 및 음식점에서 꺼려했고, 아예 정보자체도 얻기가 어려웠다. 이러한 상황에서 돼지의 방목사육 등 다양한 실험적 사육방법을 시도하는 홍성의 성우 농장 이도헌 대표는 복원사업을 진행중인 송학 농장에게 토종 재래돼지를 사육하겠다는 뜻을 전했고, 이후 품종의 다양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권리를 더욱 높이고자 뜻있는 산학이 모여 그 맛과 문화를 선보이는 자리였다.

    전체적인 흐름은 이번 행사를 주최한 이도헌 대표의 토종 재래돼지와의 인연을 시작으로, 김욱성 교수의 식재료로서의 재래돼지의 장단점, 문정훈 교수의 사회적 소비란 이름의 세미나로 진행되었다. 마지막은 토종 재래돼지를 복원한 송학 농장 이한보름 대표의 복원에 대한 경위 및 의미, 고민 그리고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해서는 다양한 종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피력하였다.

    토종재래돼지고기의 맛은? 장기사육에서 오는 쫀득함이 달라
    이날 등장한 메뉴로는 그릴포크 오이샐러드, 두 번 조리한 삼겹살과 겨자채, 오향수육, 돈 육개장 등이 선보였다. 전체적인 고기의 맛은 역시 육질에 탄력이 있다는 느낌, 씹는 맛이 있다는 느낌이었다. 돈 육개장 등은 돼지고기 특유의 누린내가 지극히 적어 오히려 소고기 같은 향과 식감도 느껴졌다. 이날 조리를 총괄한 김욱성 셰프는 생고기의 경우 짙은 붉은색이 마치 소고기에 가깝고 탄력이 있고, 감칠맛이 강하며 부위별 다른 조리가 가능하다고 하였고, 이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기존의 돼지고기보다 두 배에 가까운 장기사육에서 오는 차별 점이라고 피력하였다.

    소비자의 까다로운 감성이 다양한 식문화 산업을 이끌어
    문정훈 교수는 산업화 시대에 생산성만을 고려하며 선택적으로 재배하는 농산물은 유전적 다양성이 훼손, 급속한 지구 기후 변화에 취약할 수 있음을 지적하였다.
    동시에 다양한 종이 확보되지 못하면 미래의 급격한 환경 변화에 인류의 안정적 식량 및 단백질 수급에 위기가 올 수 있음을 경고하며, 돼지고기에서도 생산성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닌 다양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이야기하였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이유 역시 이러한 토종 재래돼지가 다양성의 확보에 기여를 할 것으로 판단하였고, 이러한 다양성의 확보는 까다롭게 골라보고 비교해보는 소비자의 소비감성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전하였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모든 농산물관련 재화를 생산자에만 맡기는 것이 아니라 까다로운 소비자가 나서서 게임의 룰을 바꿔야 가능하다고 피력하였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다양성을 찾는 행동과 문화로 산업이 더욱 부가가치 있게 발전하며, 소비자들에 대한 편익도 증가한다며 이번 행사의 최종 취지를 설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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