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대표, 증권사 지점장과 짜고…주가 조작해 326억 챙겨

    입력 : 2017.08.08 19:26 | 수정 : 2017.08.08 20:57

    시세조종·미공개 정보 이용 백태
    투자 자문사 운용 본부장이
    펀드 인기 유지위해 주가조작

    올 초 코스피 상장기업 A사 대표 B씨는 보유 중인 자사 주식 일부를 팔아 현금화하기로 한 뒤 알고 지내던 한 증권사 지점장에게 “주식을 팔면 돈을 나눠 줄 테니 주가를 끌어올려 달라”고 부탁했다.

    이 지점장은 직원 4명까지 동원해 주가 조작에 나섰다. 매도와 매수 주문을 동시에 내는 방법으로 매매가 활발한 것처럼 꾸미고, 직원끼리 호가를 올려 사고파는 수법이 동원됐다. 이런 주가 조작으로 B씨 등은 326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B씨는 수사 기관에 통보됐고, 공모한 증권사 지점장과 부하 직원 등 5명은 고발 및 3개월 정직 처리됐다.

    펀드의 수익률 악화로 고민하던 투자자문사 운용 본부장이 펀드의 인기를 유지하기 위해 주가 조작을 시도한 경우도 있었다. 일일 평균 거래량이 적은 종목들을 골라서 펀드에 편입시킨 뒤 주가를 끌어올려 펀드의 수익률이 높아지는 것처럼 하려다 금감원에 꼬리가 밟혀 검찰에 고발됐다.

    주식 시장의 물을 흐리는 미꾸라지들의 불공정 행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8일 “올해 상반기 시세 조종 혐의가 있는 증권사와 투자자문사 임직원 7명을 적발해 검찰에 고발·통보했고, 미공개 중요 정보를 이용해 이득을 챙긴 25명을 적발해 검찰 고발 또는 행정 조치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 행위도 근절되지 않고 있다. 코스닥 상장사 C사의 대표와 재무 담당 이사는 자금 사정이 악화되자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키로 한 뒤 본인들이 보유한 주식을 미리 팔아 손해를 보지 않는 방법으로 14억6000만원의 이득을 챙겼다가 적발됐다.

    코스닥에 상장된 D사의 경우는, 임원의 지시를 받아 일을 처리하던 직원이 회사 주가를 끌어올릴 호재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뒤, 차명계좌를 이용해 자사 주식을 사들여 6700만원의 이익을 냈다가 적발됐다. 이 직원은 친분 있는 한 증권사 지점장에게도 알려 56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길 수 있도록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장사 임직원이나 금융회사 관계자들은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면서 “금융 소비자들도 갑작스러운 주가 급·등락을 보이는 주식에 유의하고, 특정 종목의 매매가 지나치게 빈번한 경우에는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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