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출근해 한방서 근무… 광진구청의 실험

    입력 : 2017.08.08 03:03

    "일하는 틈틈이 아이 돌볼 수 있고 아이도 옆에 엄마 있으니 좋아해"
    직원들 업무 효율성 저하 우려 "직장 어린이집 증원부터…" 지적도

    서울 광진구청 세무과에서 근무하는 이영신(36)씨는 며칠 전 여섯 살, 일곱 살 난 두 아들과 함께 출근했다. 아들의 손을 잡고 간 곳은 구청 3별관 2층 '키즈룸'. 28㎡(약 8.5평) 크기 방 한가운데에 널찍한 테이블과 동화책, 장난감 등이 놓여 있었다. 방 한쪽 구석에는 데스크톱 컴퓨터 2대와 전화기 등이 놓인 업무용 책상이 있었다.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쥐여준 이씨는 사무실로 가지 않고 이 책상에 앉아 일을 시작했다. 납세자 자료 정리 등 전산 업무를 하다 급한 민원이 들어오면 바로 아래층 사무실로 내려갔다. 틈틈이 아이들에게 책을 골라주고 그림 그리는 것을 봐줬다. 이날 오후 6시 퇴근 때까지 그렇게 아이들과 한 공간에서 근무했다. 이씨는 "지난주부터 어린이집이 2주 동안 방학이라 아이들을 맡길 곳이 없어 난감했는데 큰 고민을 덜었다"며 "아이들도 옆에서 엄마가 일하는 모습을 보더니 좋아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오후 광진구청 별관 2층에 마련된 키즈룸에서 한 아이가 일하는 엄마를 지켜보고 있다.
    지난달 26일 오후 광진구청 별관 2층에 마련된 키즈룸에서 한 아이가 일하는 엄마를 지켜보고 있다. /광진구청

    광진구청은 '일·가정 양립'을 위해 지난달 24일부터 '자녀 동반 근무제'를 시작했다. 부모와 아이가 근무 시간에 한 공간에서 함께 지내는 것이다. 전국 지자체와 공공 기관으로서는 광진구가 처음 도입했다. 국내 민간 기업 중에도 이런 제도를 시행하는 곳은 거의 없다.

    이 제도를 이용하는 직원은 만족한다. 지난달 24일부터 5일간 일곱 살 아들과 동반 근무한 광진구청 직원 김연희(33)씨도 "같은 건물 안에 엄마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아이가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느끼는 것 같다"며 "앞으로도 자주 이용할 예정"이라고 했다.

    일부에선 자녀 동반 근무제가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우려한다. 인터넷 육아 카페나 커뮤니티에는 '아이를 계속 살펴야 할 텐데 일이 손에 잡힐지 의문' '일과 양육을 동시에 하려다 스트레스 더 받을 것'이라는 의견이 올라왔다. '직장 내 어린이집 수용 인원을 늘리는 게 우선' '한 공간에서 육아와 업무를 동시에 해내라는 건 배려가 아니라 부담'이라는 지적도 있다.

    해외에서는 수년 전부터 자녀 동반 근무제가 조금씩 도입되고 있다. 미국 워싱턴주 보건복지부는 2015년부터 신생아 동반 출근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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