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과 다양성 겸비한 호주와인의 매력

    입력 : 2017.09.11 14:17

    다소 침체되어 보이는 국내 와인시장에서 호주와인은 홀로 인기 고공행진을 달리고 있다. 청정하고 무한한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뛰어난 품질로 주목받았던 호주와인은 다양성까지 더해지며 천정부지로 가격이 치솟은 구대륙 와인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받고 있다.

    호주무역투자대표부 자료에는 지난해 한국의 호주 와인 수입은 2015년 대비 수입 금액 기준으로 14.2% 증가했으며, 특히 작년 상반기 대비 수입량 기준 30.9% 증가하면서 2017년 상반기에 호주 와인의 약진이 두르러졌다.

    호주 와인 그랜드 테이스팅 2017 전경./사진=호주무역투자대표부 제공
    호주 와인 그랜드 테이스팅 2017 전경./사진=호주무역투자대표부 제공

    뛰어난 품질의 다양한 호주와인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호주 와인 그랜드 테이스팅 2017’이 지난 7일 호주대사관 무역투자대표부와 와인 오스트레일리아 주최로 지난 7일 서울 JW 메리어트 동대문 호텔에서 개최됐다.

    시음회에는 국내 미수입된 호주 와인 업체 14개를 비롯, 총 39개 호주 와인 업체가 참가해 240여개가 넘는 호주 와인을 선보였다. 4시간가량 진행된 시음회는 무려 500여 명이 넘는 참가자가 사전 등록했으며, 관심을 모은 유명 와이너리의 와인은 2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모두 소진되는 등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시음회와 함께 호주 와인에 대한 두 개의 마스터 클래스도 함께 진행됐다. 오전에는 ‘호주 와인의 온고지신(溫故知新)’이란 주제로 와인 작가인 마이크 베니(Mike Bennie)의 마스터 클래스가 진행되었다. 베니는 호주 와인 양조 방식이 전통적인 방식에서 현재로 어떻게 진화했는지와 클래식한 양조 스타일에 대해 소개했다.

    마이크 베니./사진=호주무역투자대표부 제공
    마이크 베니./사진=호주무역투자대표부 제공

    마이크 베니는 “호주 와인은 현재 어느 때보다 새롭고 흥미로우며, 종류도 다양하다. 오늘의 테이스팅은 명성있는 최상급 와인부터 새로운 스타일(아방가르드)까지 한번에 선보인 자리였다. 소규모 부티크 와인 메이커는 새로운 호주 와인 이미지를 재창출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와인 메이커는 호주가 고전적인 방식을 지키면서도 풍부한 레드 와인뿐 아니라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 생산국임을 증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스터 클래스를 위해 그가 선택한 와인은 호주 와인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법한 와인부터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집하는 젊은 와인메이커의 아방가르드 와인까지 다양했다. 그는 “지극힌 개인적인 취향”이란 점을 유머러스하게 강조했다.

    마스터 클래스는 첫 번째 선택부터 마지막까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가장 전형적인 크로포드 리슬링을 선보이는 가 했더니, 반대로 ‘가장 전복적인 와인 메이커’의 리슬링으로 모두를 의아케 했다. 눈을 감고 아무 설명 없이 마시면 리슬링이 아닌 세미용이라 해도 믿을만한 와인이었다.

    심지어는 오렌지 와인처럼 보이는 와인의 정체는 Ruggabellus ‘Sallio’ Eden Valley Riesling 2014년으로 2000년전 조지아 와인에서 이용했던 양조 기법을 활용했다고 한다. ‘온고지신’이라는 주제처럼 과거의 테크닉, 심지어 과거라 부르기에는 너무나도 원형에 가까운 오래된 과거를 가져와 새로운 와인 메이커가 새롭게 해석한 것이다. 그야말로 ‘올드(Old)가 뉴(New)’가 된 것이다.

    그 이후에도 비슷한 충격은 계속 이어졌다. 크리미하고 고소하며 부드러운 산미의 고급스러운 샤르도네 Sorrenberg Beechworth Chardonnay 2015를 선보인 후 호주에서 최근 유행하는 너무나도 가볍고 신선한 뉘앙스의 샤르도네인 Mac Forbes ‘Woori Yallock’ Yarra Valley Chardonnay 2016를 테이스팅했다.

    마치 쇼비뇽 블랑을 연상시키는 가볍고 신선한 뉘앙스의 샤르도네의 유행은 호주인의 라이프 스타일과 관련이 있다는 게 베니의 설명이다. 여유로운 삶을 추구하는 호주인은 공원이나 강변은 물론이고 바닷가에서도 와인을 즐긴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알코올 도수가 높고 무거운 느낌의 전통적인 샤르도네보다 알코올 도수가 낮고 산뜻하며 저렴한 뉴질랜드 쇼비뇽 블랑이 급격히 인기를 얻게 됐고, 젊은 와인메이커가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샤르도네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마스터 클라스에서는 다양한 품종의 와인을 시음했는데 그중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그르나슈 품종이었다. 호주에는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그르나슈 포도나무가 있다. 무려 1848년 심어진 포도나무가 현재도 와인생산에 쓰인다.

    Cirillo ‘1850s Old Vine’ Barossa Valley Grenache 2012는 너무나 부드럽고 우아하며 향수처럼 풍성한 아로마가 압권이었다. 버건디 와인에 비견될 수 있다는 게 버니의 평가였다. 와이너리의 토양은 마치 해변처럼 고운 모래가 푹신푹신할 정도로 쌓여있다고 하며 이런 환경이 와인 맛에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본래 굉장히 오래된 이태리 가문이 농장을 운영하던 곳으로 현재까지도 그러한 삶의 형태를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너무나도 가벼운 쉬라즈라던가 바롤로를 연상케 하는 완성도의 네비올라 등 ‘호주와인=쉬라즈’라는 오래된 오해를 깔끔하게 깨버리는 시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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