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TALK] "김영란법으로 백화점 울고, 편의점 웃을 것" 주가 전망 헛다리

    입력 : 2017.09.28 19:11


    작년 9월 28일 부정청탁을 금지하는 법안인 이른바 '김영란법'이 시행되자 증권업계에도 큰 이슈가 됐습니다. 이 법이 시행되면 주가는 어떻게 변할지가 큰 관심사였습니다.

    증권사들이 내놓은 업계 전망은 이랬습니다. "김영란법이 선물 상한을 5만원으로 묶어놨기 때문에 값비싼 선물을 파는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는 악재가 돼 주가가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대신 상대적으로 덜 비싼 물건을 취급하는 편의점은 혜택을 볼 수 있다." 한 외국계 증권회사는 "소매유통(리테일) 산업에 역풍이 거셀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고 대형마트 등의 순이익 전망치를 10%가량 낮추기도 했습니다.

    정확히 1년이 지났습니다.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까요?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8일에 백화점 유통 관련 빅 4로 불리는 롯데쇼핑, 현대백화점, 신세계, 이마트 주가는 평균 16만7500원이었습니다. 그런데 1년이 지난 28일, 이들 주식의 평균가는 18만4250원으로 10% 가까이 올랐습니다. 특히 이마트와 롯데쇼핑 주가는 각각 30%와 20% 올랐습니다. 4개 사의 올해 상반기 매출도 24조412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23조7008억원)보다 3% 증가했습니다. 김영란법 시행 후 오히려 주가와 매출이 뛴 것입니다.

    반면 증권사들이 좋을 것으로 봤던 편의점 관련 주가는 오히려 크게 떨어졌습니다. 편의점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 주가는 작년 9월 28일 5만300원이었는데, 올해 9월 28일에는 3만4250원으로 31%가량 내렸습니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주가도 1년 사이 20% 정도 떨어졌습니다. 편의점 주가 하락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최저임금이 내년에 16.4% 인상된 7530원으로 결정된 점이 큰 영향을 준 측면도 있지만, 어쨌든 증권사들의 전망은 크게 빗나갔습니다.

    그렇다고 김영란법이 증권업계에 나쁜 영향만 준 것은 아닙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외 증권사 52개가 올 상반기에 지출한 접대비는 611억원으로 작년 상반기보다 15% 감소했다고 합니다. 증권사들의 수퍼갑인 국민연금,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등의 기관투자자가 김영란법 적용 대상에 들어가면서 증권사들이 접대비를 합법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투자자에겐 엉터리 주가 전망을 제공해 체면을 구겼지만, 회사로선 비용 절감이란 뜻밖의 실속을 챙긴 셈이지요. 이럴 때 증권사들은 울고 있을까요, 웃고 있을까요.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