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 주주의 반란…오너가 민 감사·감사위원 선임 잇따라 부결시켜

    입력 : 2017.12.06 20:11

    최근 4년 동안 최대 주주 지분이 50% 이상인 ‘오너(주인)’ 기업에서 이사회가 제안한 안건이 주주총회에서 부결된 사례가 25건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2014년부터 올해 6월까지 코스피·코스닥에 상장돼 있는 2000여개 기업의 주주총회에서 부결 안건이 발생한 사례를 분석한 결과, 161개 기업, 220회 주총에서 이사회가 제안한 안건이 부결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최대 주주가 50% 이상 지분을 갖고 있음에도 이사회가 제안한 안건이 부결된 경우도 25건이나 됐다. 일반적으로 기업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되려면 주총 참석자 과반이 찬성해야 하고, 찬성한 주식이 전체 발행 주식의 4분1 이상이어야 한다. 50% 이상의 지분을 갖고 있다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반란이 일어난 안건은 기업의 감사위원이나 감사를 선임 등과 관련된 분야였다. 현행 상법에 따르면 감사의 경우 독립성 등을 고려해 최대 주주의 의결권이 3% 이하로 제한된다. 아무리 지분이 많더라도 3% 이상 표를 던질 수 없다는 얘기다. 최대 주주가 특정인을 감사로 밀더라도 소액 주주 다수가 반대하면 선임이 불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최대 주주 지분이 50% 이상인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최대 주주의 입김이 워낙 강하고, 출석률이 낮은 소액 주주가 주총에 참석하지 않아도 투표한 것으로 간주하고 다른 주주들의 투표 비율을 그대로 적용하는 ‘섀도보팅(그림자투표)제’가 시행되고 있기 때문에 최대 주주가 미는 인사가 감사로 대부분 임명됐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이런 관행이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했다. A사의 경우 최대 주주 지분이 90.59%로 절대다수의 지분을 갖고 있음에도, 지난 6월 20일에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가 추천한 감사위원 후보자 B씨에 대한 안건이 부결되는 등 5개의 회사에서 최대 주주가 50% 이상 지분을 가졌음에도 이사회가 민 감사·감사위원 후보자가 주총을 통과하지 못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정일묵 연구원은 “소액 주주이나 기관투자가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의결권을 행사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감사·감사위원 선임 외에도 사내외 이사 선임이나 정관 변경 등에서도 20여건의 안건이 부결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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