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빠지니…금투협회장 선거전 후끈

    입력 : 2017.12.06 20:19

    /조선DB

    내년 2월에 임기 만료되는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최근 스스로 연임 도전을 포기하며 ‘셀프 낙마(落馬)’하자, 내년 1월로 예정된 차기 금투협회장 선거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연임이 확실했던 황 회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자의(自意)가 아니라, 금융 당국의 강력한 사퇴 종용 사인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에도 금융 당국이 차기 금투협회장에 낙하산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황영기, 네거티브 관치에 “현 정부와 결이 달라” 셀프 낙마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애초 황영기 금투협회장의 연임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취임 후 초대형 IB(투자은행) 승인을 위해 은행권과 얼굴을 붉히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등 업계 이익을 위해 발로 뛰어왔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황 회장이 국회 등을 상대로 직접 뛰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본인이 마음만 먹었다면 연임이 거의 확실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달 29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발언 이후 기류가 급격히 바뀌었다. 당시 최 위원장은 ‘장기 소액 연체자 지원 대책’을 발표하는 자리였음에도 이례적으로 금융협회장 인사와 관련해 “대기업 그룹에 속한 (금융협회) 회원사 출신 분들이 그룹의 도움을 받아서 계속 회장에 선임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런 일이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이 발언을 두고 금융권에서는 삼성그룹 출신인 황영기 회장을 염두에 둔 것이란 얘기가 나왔다.

    실제로 이 발언이 나온 지 채 1주일도 되지 않아 황 회장은 지난 4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황 회장은 같은 날 기자간담회에서 “현 정부와 결이 다르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며 “외교 용어로 나는 척결 대상이나 사형 대상은 아니지만 환영받지 못하는 ‘페르소나 논 그라타(Persona non Grata)’와 같았다”고도 말했다. 이를 두고 금융권에선 금융 당국이 ‘이런 사람은 안 된다’는 식의 가이드라인을 정해주는 ‘네거티브(negative)’ 관치가 위력을 발휘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마평 무성, “특정인 시키긴 어려울 것”

    유력 후보였던 황 회장이 자진 하차하자, 금융투자업계에선 벌써부터 차기 회장을 둘러싼 하마평이 무성하다. 우선 지난번 회장 선거에 도전했던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사장, 김기범 전 KDB대우증권 사장(현 한국기업평가 대표), 정회동 전 KB투자증권 사장 등이 거론된다. 이 외에도 홍성국 전 대우증권 사장, 현직으로는 유상호 한국금융투자 사장,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등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일각에선 정부가 미는 ‘낙하산’ 후보가 출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투협회장은 3년 임기에 매년 5억여원의 연봉이 보장되는 자리여서 다른 금융협회장과 마찬가지로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정치권에서 눈독을 들여왔다. 하지만 금투협회장 선출 방식이나 전례에 비춰볼 때 낙하산 침투 시도가 성공하긴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많다. 소수의 이사회 멤버들이 특정 후보를 추대하는 은행·보험업계와 달리, 금투협회장은 전체 241곳 회원사가 분담금 비율에 따라 차등해 배정받는 표결권을 갖고 직접·비밀투표를 실시해 회장을 선출하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투협회장 선출의 경우 (네거티브 관치를 통해) 누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가능할지 몰라도, 선거제도상 누가 되도록 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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