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0억 넘는 아파트 거래, 오히려 30% 늘었다

    입력 : 2018.01.04 19:15

    대출 규제에도 高價 아파트 거래시장은 활황
    강남 3구와 맞닿은
    강동·성동·동작구 거래 급증
    '메가 강남시대' 개막 분석 나와
    마포·종로 등 강북도 줄줄이 10억

    한강 남쪽에서 바라본 서울 성동구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성동구는 강남과 맞닿은 입지 덕분에 새 아파트를 중심으로 집값이 가파르게 올랐고, 지난해 1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 거래가 급증했다. /주완중 기자

    지난해 서울에서 10억원 이상 아파트 매매거래가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정부가 집값 안정을 목표로 서울에 집중 규제를 가해 전체 아파트 거래량은 줄었지만, 10억 이상 고가(高價) 아파트 거래는 오히려 활활 타오른 셈이다.

    특히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맞닿은 성동·강동·동작구에서 10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량이 대폭 늘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비싼 강남 3구의 영향력이 주변 지역으로 확장된 '메가(Mega) 강남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서울 주택시장에서 '옐로칩(중저가 우량주)'으로 평가받던 지역들이 강남을 쫓아 '블루칩(대형 우량주)'으로 편입되는 신호탄"이라고 말했다.

    ◇정부 규제에도 고가 아파트 거래 '활황'

    4일 본지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서울 전역에서 거래된 10억원 이상 아파트는 총 1만1278건이었다. 2016년 거래량(8554건)보다 31.8% 늘었다. 강남 3구에서 총 8807건이 거래돼 전체의 78%를 차지했다. 강남구가 3983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초구(2665건), 송파구(2159건) 순이었다. 송파구는 '잠실엘스', '리센츠' 등 잠실 일대 중소형 아파트값이 가파르게 오르며 10억원 이상 거래량이 1년 전보다 49.6% 늘었다. 리센츠 전용면적 59㎡ 3층 매물은 지난해 2월 9억원이던 실거래가가 11월엔 11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서울 전체 아파트 매매 거래는 2016년 11만7604건에서 2017년 10만4210건으로 11.4% 줄었다. 문재인 정부의 잇따른 규제로 집값 하락에 대한 기대감에 주택 구매를 미룬 매수자가 많았고, 대출 축소로 금융 부담이 커진 것도 거래 감소의 원인으로 꼽힌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여윳돈이 있어 정부의 대출 규제에 영향을 받지 않는 사람들이 강남 재건축 아파트나 주변 지역의 새 아파트 매매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동·성동·동작구… '메가 강남' 편입되나

    우선 지리적으로 강남 3구와 인접한 강동구(동쪽), 동작구(서쪽), 성동구(북쪽)에서 10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가 급증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식으로 서울에서 고가 아파트 수요가 몰리는 강남 3구를 쫓아 주변 지역 집값이 오르고, 거래도 활발했다"고 설명했다.

    강동구에서 10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는 2016년 24건에서 지난해엔 거의 10배인 238건으로 증가했다. 국내 최대 재건축 단지로 현재 이주가 진행 중인 '둔촌주공아파트'와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등 새로 입주한 아파트값이 많이 올랐다. 상일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강남·서초 지역 아파트 시세가 3.3㎡당 5000만~6000만원까지 치솟은 것과 비교하면, 강동구 시세는 여전히 저렴한 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성동구 내 10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는 171건으로 전년(76건)의 2배가 넘었다. 옥수동 '래미안옥수리버젠'과 'e편한세상옥수파크힐스', 금호동4가 '서울숲푸르지오' 등은 전용 84㎡ 중소형이 10억원을 돌파했다. 다음 달 입주하는 금호동1가 'e편한세상금호파크힐스' 전용 84㎡ 입주권 매물(9층)은 12월 말 10억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한강만 건너면 바로 압구정동, 청담동으로 연결되고, 광화문·시청 등 도심으로 출퇴근이 편리한 지리적 입지가 장점으로 꼽힌다.

    한 대형 건설사 분양소장은 "강남에 거주하는 부모들이 결혼하는 자녀를 위한 신혼집을 알아보면서 왕래가 편한 왕십리 일대에 소형 아파트를 장만해주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동작구는 2016년 12건에 불과하던 10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가 2017년엔 64건으로 늘었다. 노량진과 흑석뉴타운 등의 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내는 것이 호재로 꼽힌다. 올해 11월 입주 예정인 흑석뉴타운 '아크로리버하임'은 전용 59㎡ 분양권 호가가 9억5000만원까지 올랐다.

    ◇종로·중구에선 고가 아파트 거래 줄어

    종로구, 중구, 중랑구 등 3개 구는 지난해 10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가 2016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종로구는 '경희궁의 아침' '스페이스본' 등 광화문 일대 대형 주상복합 아파트의 거래가 줄면서 35.7% 감소(95→61건)했다. 서울 25개 구 중 6개 구(강북·관악·금천·노원·도봉·동대문)는 10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가 없었고, 구로·서대문·성북·은평·중랑 등 5개 구는 연간 거래가 10건 이하였다. 최창욱 건물과사람들 대표는 "정부가 다주택자 규제를 강화할수록 강남 3구를 중심으로 '똘똘한 아파트 한 채'에 대한 수요가 몰릴 것"이라며 "한강 주변과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주변 시세는 더 오를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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