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계좌 잔액, 농협이 전국 1등인 이유는

    입력 : 2018.01.05 16:38

    비트코인·이더리움·리플 등 가상화폐 거래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계좌는 농협 계좌로, 농협에만 작년 12월 중순 기준 8000억원가량의 투자 잔액이 들어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실에 제출한 ‘가상통화 취급업자 관련 은행 계좌 수 및 예치금액’ 자료를 보면 지난해 12월12일 기준으로 농협은행의 잔고가 은행 중 가장 많았다. 잔고는 7865억원에 달했다.

    작년 말 서울 중구의 한 가상화폐 거래소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에 대한 가격에 게시 돼 있다./연합뉴스

    사설(私設)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비트코인 등을 사려면 거래소가 가상으로 관리하는 계좌(가상계좌)로 일단 송금해야 한다. 작년 말까지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개별 투자자별로 들어오는 거래 대금을 관리하기 위해 시중은행에 법인계좌의 자(子)계좌 형태로 대량으로 가상 계좌를 부여받아 거래자별로 계좌를 만들어 줬다.

    농협의 경우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과 또 다른 대형사인 코인원이 법인계좌를 터놓고 있어서 가장 많은 자(子)계좌와 잔액을 보유한 것으로 분석됐다. 농협은 자산 규모가 국내 시중은행 중 5위 수준이지만, 작년 말 기준 점포 수는 국내에서 가장 많다.

    농협 다음으로는 기업은행이 잔액 4920억원으로 가상계좌 잔액이 많았고, 그다음은 국민(3879억원), 신한(2909억원), 우리(642억원) 순이었다.

    은행들은 가상계좌를 발급해주고 예금 유치 및 수수료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다. 업계는 가상계좌 운영에 따른 은행들의 수수료 수입이 수십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은행권이 불법 의심거래 확인이 불가능한 치명적 문제를 가진 가상계좌를 충분한 사전 검토 없이 그저 돈벌이 수단으로 보고 앞다퉈 유치한 데 자성이 필요하다고 경고하면서, 지난해 말부터 각 시중은행에 거래소를 대상으로 더는 가상계좌 신규 발급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본인이 확인된 거래자의 은행계좌와 가상통화 거래소의 동일은행 계좌 간에만 입출금을 허용하는 실명확인 시스템을 조속히 도입하도록 당부했다.

    박용진 의원은 “가상화폐의 투기과열, 불법자금거래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었음에도 은행들이 이에 편승해 막대한 수익을 거둔 것은 사실상 불법행위를 방조한 것과 다름없다”면서 “은행 자체적인 보호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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