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장관 엄포 반나절 못가나…비트코인 등 일제히 낙폭 축소

    입력 : 2018.01.11 18:34 | 수정 : 2018.01.11 19:32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이 11일 오후 5시쯤부터 급격히 낙폭을 줄이고 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거래소 폐쇄 발언에 30% 안팎 급락했던 가상화폐들이 빠른 속도로 낙폭을 줄이면서 일각에서는 “밤 중 상승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가상화폐 낙폭 축소는 정부가 재산권 침해 가능성 등을 고려해 실제로 폐쇄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기 때문으로 보인다. 법조계 전문가들도 “헌법 위배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약세 출발 → 30% 폭락 → 낙폭 축소…“밤중엔 상승 전환할 수도”

    뒤돌아서면 변하는 것이 가상화폐 시세라지만 11일 움직임은 말 그대로 드라마틱했다.

    이날 비트코인, 이더리움, 대시, 라이트코인, 이더리움 클래식, 리플, 모네로, 제트캐시, 이오스, 퀀텀 등 가상화폐는 국세청의 가상화폐 거래소 세무조사, 3위 거래소 코인원에 대한 경찰 조사 등의 영향으로 오전 내내 5~7% 하락해 거래됐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법조기자단 간담회에서 가상화폐 논란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반면 글로벌 가상화폐 시세는 3~5% 오름세였다. 국내는 내리고 해외는 오르면서 국내외 격차를 뜻하는 ‘김치 프리미엄’은 완화되는 분위기였다. 비트코인만 해도 전날 30% 이상이었던 가격 차이가 20%대 초반으로 줄었다.

    시장을 뒤흔든 것은 법무부 장관의 신년 기자회견 발언이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우리나라 가상화폐 거래의 경우 사실상 투기, 도박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며 “산업 발전의 긍정적 측면보다 개인의 금전적 피해를 유발할 위험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가상화폐 거래소 폐지까지 목표로 하는 법무부 안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박 장관 발언 이후 국내는 물론 글로벌 가상화폐 시세가 추락했다. 국내 시세는 30% 넘게 곤두박질친 코인이 속출했고, 글로벌 시세 또한 5~15% 내리기 시작했다. 해외 투자자들도 한국의 강도 높은 규제에 투자심리가 악화됐던 것으로 보인다.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곤 했던 해외 정부 또한 기세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자 최근 들어서는 강도 높은 규제 도입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 “폐쇄 힘들 것” 진단 잇따르면서 낙폭 축소

    하지만 법무부 장관 발언 또한 단발성 악재로 끝나는 분위기다. 현실적으로 거래소 폐쇄가 쉽지 않은 데다 청와대도 확정된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암호화폐 거래소 폐지와 관련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발언은 법무부가 준비해온 방안 중 하나이지만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라며 “각 부처의 논의와 조율과정을 거쳐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폐쇄 방침이 정해진다 해도 그렇게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견해도 나온다. 정호석 법무법인 세움 대표는 “정부가 거래소 폐쇄라는 강력한 카드를 꺼냈지만 헌법에 위배될 소지가 높다”고 했다. 거래소들 또한 “실제 폐쇄하긴 어렵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반응들이 나오자 개인 투자자들이 다시 매수에 가담하기 시작했고, 비트코인 낙폭은 한때 3%대까지 줄어들기도 했다. 글로벌 시세 또한 보합권을 되찾았다. 이날 오후 6시를 기준으로는 대략 5~12%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오스 등 일부 코인은 ‘빨간불(상승)’을 되찾았다.

    기술적 분석을 주로 하는 한 재야 애널리스트는 “차트로만 보면 밤 중 상승 전환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했다. 아프리카TV 가상화폐 시황 중계 채널의 한 이용자는 “정부가 뭐라 해도 우리는 가즈아. 억지로 눌러봐야 되돌림이 나오기 때문에 지금은 매수 시점”이라는 글을 남겼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