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평창 티켓 사달라" 요청에도 기업들 반응 '싸늘'

    입력 : 2018.01.12 11:15 | 수정 : 2018.01.12 11:19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개막이 29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낙연 국무총리가 기업들에 직접 입장권 구매를 요청했지만 기업들의 반응은 아직까지 썰렁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와대의 요청으로 미르·K스포츠 재단에 출연금을 낸 일부 기업이 뇌물죄 혐의를 받는 상황을 보면서 기업들이 몸을 사리는 것으로 보인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SK, LG, 롯데, GS, LS, 금호아시아나, 두산, 한진, 코오롱 등은 “현재로선 평창 동계올림픽 입장권을 구매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외부에 얘기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낙연(오른쪽) 국무총리와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10일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 동계올림픽대회 및 동계패럴림픽대회 성공을 위한 후원기업 신년 다짐회'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전경련 제공
    10대 그룹 중에서는 한화와 포스코만 입장권을 구매했다. 한화는 스켈레톤과 봅슬레이 경기 등의 입장권 1400장을 구매해 이 중 일부를 외국군 장교에 기증했다. 포스코는 개회식 및 폐회식 입장권, 쇼트트랙, 아이스하키 등 9개 종목 입장권 등 총 1300장을 구매해 고객사 직원 등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정부는 작년부터 평창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기업들의 후원을 요청해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 D-200일이던 작년 7월 24일 강원도를 방문해 “기업들 특히 공기업들이 올림픽을 위해 더 많이 후원해주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낙연 총리는 이달 10일 열린 평창 올림픽 후원기업 신년 다짐회에서 직접 입장권 구매를 부탁했다. 그는 “올림픽 티켓 판매율이 65%, 패럴림픽 티켓 판매율이 59%인데 아직은 조금 더 갈 길이 남지 않았느냐. 큰 부담이 안 되는 범위에서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또 “후원사 임직원, 국민들이 함께해 (올림픽이) 성공하는 데 도움을 달라. 올림픽 성패는 첫날 개막식 때 스탠드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있는지에 달려있다”고도 했다.



    이희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은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까지 언급하며 “기업의 경우 티켓 제공자가 공직자가 아닐 경우 청탁금지법에 해당하지 않는다. 공직자에게도 5만원 이하일 경우 티켓을 제공해도 된다”고 말했다.

    재계에서는 기업들의 반응이 저조한 이유가 현 정부에 대한 불만을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현 정부는 출범 직후 ‘재벌 개혁’을 기치로 내걸었고,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재벌 개혁을 언급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기업인들 사기가 많이 저하돼 있다. 후원 활동이 나중에 또 문제가 될까 봐 조심하는 분위기 아니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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