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연구자 이박사의 술 이야기] 지역 양조장의 부활을 꿈꾸며

  • 조선닷컴 라이프미디어팀

    입력 : 2018.02.13 14:41

    경기도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 이대형 박사

    우리 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덕산, 지평, 배다리 등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10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진 양조장의 이름들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양조장은 1925년에 세워진 지평양조장이다. 물론 몇몇 업체들이 자신들이 더 오래되었다고 이야기를 하나 정확한 자료가 없다 보니 증빙에는 어려움이 있다. 

    외국에는 오래 역사를 가진 양조장이 많다. 독일의 경우 바이에른 주 프라이징에 위치한 바이엔슈테판(Weihenstephan)이 1040년에 설립되었다고 하니 올해가 978년이 되는 해이다. 독일은 400∼500년 이상의 양조장이 많으며 우리에게 잘 알려진 뢰벤브로이(1333년), 파울라너(1634년), 아우그스티너브로이(1328년) 모두 오랜 역사를 지녔다. 일본의 경우 역시 비슷하다. 가장 오래된 양조장은 이바라키 현 카사시에 있는 스도우(須藤本家) 양조장으로 1141년에 설립되었고 지금도 생산을 하고 있다. 각 지역별로 200년이 넘는 양조장도 여러개이며 한 사케 전문 판매점의 경우 회원사 평균 역사가 162년이라고 이야기 할 정도로 오래된 양조장들이 많다.

    우리나라에 오래된 양조장이 적은 것은 전쟁 등의 이유도 있지만 정책적인 부분도 있다. 1960년에 2,500개의 정도였던 양조장은 1971년 주류제조장 통폐합을 통해 지역별로 양조장의 수를 최소화 하면서 오래 역사의 양조장들이 서서히 사라졌다. 이후 신규 면허의 발행 금지가 겹치면서 양조장의 수가 급속히 감소했다. 현재는 약 800개 정도의 양조장이 있고 실제 운영되는 곳은 600개 정도로 추정된다. 하지만 맥주와 소주를 제외한 우리 술 양조장 550개 정도에서 생산하는 물량이 주류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0%가 되지 않는다. 우리 술 양조장도 지역별로 한두 업체의 편중이 심해 서울의 경우 막걸리 시장의 80%를 한 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오랜 기간 지역의 대형 양조장이 승자 독식의 판매를 해왔다면 최근 지역 양조장들의 성장세가 매우 가파르다. 몇 년 전부터 지역 쌀과 특산물을 이용해서 대중적인 술과 차별을 시도하는 양조장들이 많이 생겼고 그 결과가 지금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현재 유명세를 타는 우리 술들의 대부분은 지역에서 오랫동안 꾸준히 사랑을 받던 양조장의 술들이다. 단숨에 크게 성장을 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판매망을 넓혀가고 있다. 1-2년 사이에 100억이 넘는 규모로 급성장을 한 지역 양조장도 생겼다.

    이러한 지역 양조장의 부활은 숫자가 800개이지만 맛이 획일화되어 차별성이 없는 양조장을 벗어나 다양성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술들을 만드는 양조장이 생겨나는 것이다. 지역 양조장은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하기에 지역 경제 활성화와도 맞물리게 된다. 또한, 양조장들이 단순히 술을 만들고 판매하는 곳에서만 끝나지 않고 관광과 접목하여 지역의 명소로 만들어야 한다. 독일이나 일본 모두 양조장 자체가 하나의 지역 명소이자 관광 자원이다. 양조장 자체를 지역 관광 상품화로 만들어 지역 관광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도 양조장을 지역의 문화를 반영하는 대표적인 랜드 마크로 발전 시켜야 하고 지역에서도 양조장과 지역의 발전을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우리는 독일이나 일본에 비해 오랜 역사를 지닌 양조장이 없다. 그러기에 역사를 강조하기보다는 지역 문화 내지는 농업과의 연계성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양조장을 활성화해야 한다. 특히, 지금이라도 100년, 200년 그리고 3대, 4대가 대물림 되는 양조장들이 지속적으로 생겨나야 하고 그러한 양조장들을 지원할 수 있는 정책도 만들어 한다. 지역을 기반으로 한 양조장이 늘어날수록 우리 술의 다양성이 확대되고 소비자들의 우리 술에 대한 인식도 변화될 것이다. 지역 양조장의 부활을 통해 우리 술의 성장을 기대해 본다.

    글 : 경기도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 이대형 박사

    (※ 외부필자의 원고는 chosun.com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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