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게 성장하는 동아시아 와인

  • 주류문화 칼럼니스트 명욱

    입력 : 2018.04.12 19:00

    韓, 이방카 건배주 ‘여포의 꿈’, 광명와인동굴 등 문화적 산업으로 성장 중
    中, 생산량 세계 6위로 성장한 중국산 프리미엄 와인
    日, 일본 와인 시장 1위는 일본산 와인
    동아시아 와인에 대한 정의 및 규격이 필요

    중국 연태에 있는 장위와인 제품. 중국에서 가장 큰 와이너리다
    동아시아 와인의 성장세가 무섭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면 한국, 중국, 그리고 일본 이야기다. 중국의 와인 생산량은 2016년 기준 11억 5천만 리터로 포도 재배량은 스페인에 이어 2위이며, 3위인 프랑스보다 더 많이 재배하고 있다. 일본 시장은 출하량으로만 봤을 때, 일본산 와인이 시장점유율 1위(약 35%)이며 2위가 칠레(27%), 3위가 프랑스(20%)로 이어진다. 한국의 경우, 대기업의 와인보다는 지역의 작은 와이너리들이 문화적으로 주도하고 있다. 최근에 이방카 트럼프의 건배주로 선정된 ‘여포의 꿈’, 영천 고도리 마을에서 빚어지는 ‘고도리와인’, 대부도의 ‘그랑꼬또 와이너리’, 그리고 해마다 6만명이 찾아오는 파주의 ‘산머루 와이너리’와 ‘예산사과 와이너리’가 있으며, 이러한 제품을 다양하게 판매하는 광명동굴 등 농업과 산업, 그리고 관광이 연계된 프로그램에 대한 주목도가 높다. 문제는 아직 규격화된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과 특징도 정리된 바가 없다.

    위해시의 무화과 브랜디. 북위 37.7도이기에 알코올 도수도 37.7%로 했다
    한국의 와인 관계자 초청, 중국에서 열린 무화과 와인 대회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3월 20일 중국 산동반도의 웨이하이시(위해시)에서는 무화과 와인 대회가 열렸다. 산동성 웨이하이시의 무화과는 중국 내에서도 지리적 표시제로 인정 받은 지역 특산품이다. 이러한 무화과로 빚은 와인의 가격은 대략 3만원 전후로, 중국에서는 상당히 고가에 속하는 제품이다. 프리미엄 시장층을 공략하는 제품이다.

    이번 행사의 특징은 한국의 와인 관계자를 초청했다는 것이다. 사단법인 한국와인생산자협회 김지원 회장, 그리고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푸드비즈니스랩 문정훈 교수다. 단순히 로컬행사에 끝나지 않고, 한국의 전문가를 초청, 협력과 교류를 확장한다는 취지다. 무화과 와인 대회의 주요 내용은 다양한 무화과에 대한 품종 공유, 재배 방법, 그리고 와인으로 만들었을 때의 풍미와 색을 잘 내기 위한 내용이었다. 한국측에서 발표한 것은 고부가가치의 농업관광으로 이어지고 있는 한국산 와인 현황과 전남 영암의 무화과 활용도 및 마케팅 방향에 대한 내용이었다.

    중국의 무화과 재배자 및 관계자는 한국에서 활용되는 무화과 마케팅 방법에 고무적인 관심을 표명하였고, 한국와인생산자협회 김지원 회장 역시 중국에서 재배되는 무화과의 재배모습과 맛에 새로운 농업비즈니스에 대한 힌트를 얻었다고 언급하였다.

    동아시아 와인산업을 위한 제휴 및 교류 확대

    추가적인 교류 및 제휴를 진행하기 위해 5월 초순에 중국 와인 관계자가 방한을 할 예정이다. 이때 중국의 다양한 와인을 지참하여, 한국의 와인 제조자 및 소믈리에, 전문가 집단에게 맛을 보여주고 평가도 받을 예정이다. 동시에 한국의 과실주 산업에 대한 이해 및 협업을 위해 전국의 와이너리와 과실주 공장도 방문할 예정이며, 한국에서 방문하는 경우에도 똑같이 공개 및 공유할 예정이다.

    영암의 무화과 산업을 소개한 문정훈 교수
    동아시아 와인의 정의가 필요하다
    현재 와인 시장은 두 개의 큰 시장으로 나눠져 있다. 프랑스, 이탈리아 등의 구대륙 와인, 그리고 칠레, 호주, 미국 등의 신대륙 와인이다. 이러한 양대 시장에 최초로 동아시아 와인 규격을 만들자는 제안을 한 문정훈 교수는 3건의 과제를 극복해야 동아시아 와인 기준이 탄생한다고 말하였다. 첫째는 너무나도 다양한 과실이 있다는 것. 동아시아의 모든 과실주를 와인으로 포함한다면, 마치 기준이 없어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술로 빚어 온 베리류, 즉 복분자, 구기자, 오미자 등의 다양성을 추구하지만, 뺄 것은 빼야 한다는 부분이다. 둘째는 가공 중심이 아닌 농업이 중심이 되야 한다는 것. 지리적 표시제가 있는 과실이 기준이 된다는 부분이다. 셋째는 단순히 한국과 중국 외에 일본도 같이 참여해야 동아시아 와인 정의 또는 규격이 완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세가지 기준을 만족한다면, 전세계의 모든 메뉴판에 동아시아 와인 리스트라는 새로운 시장이 형성될 수 있을 것이라 말 하였다.

    한국와인생산자협회 김진원 회장과 중국과실주산업과학기술혁신전략연맹 짜오홍유 이사장
    역사적으로도 와인을 만들어 온 동아시아 3국
    와인이 서양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은 역사적으로 그렇지 않다. 고려시대에도 이미 포도가 있었으며, 5만원에도 신사임당의 포도 그림이 그려져 있고, 춘향전에는 아예 포도주라는 이름이 등장을 하는 정도로 생활 속에 있었던 술이다. 일본에서는 1만 5천년전에 발견된 항아리 속에 포도 씨가 있어서 아예 와인이 일본 최초의 술이라고 말 하고 있다. 중국 역시 사마천의 사기에서 과실로 술을 빚었다는 기록이 남겨져 있다. 결국 와인은 서양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이며 동아시아 와인의 기준을 만들 필요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명욱 전통주 갤러리 부관장, 주류문화칼럼니스트
    명욱 전통주 갤러리 부관장, 주류문화칼럼니스트
    일본 릿쿄(立教)대학교 사회학과 졸업. 10년전 막걸리 400종류를 마셔보고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서 포탈사이트에 제공했다. 가수겸 배우 김창완 씨와 SBS라디오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에서 전통주 코너를 2년 이상 진행했으며, 본격 술 팟캐스트 '말술남녀'에도 출연하고 있다. 명욱의 동네술 이야기(blog.naver.com/vegan_life) 블로그도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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